어제 저녁부터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밤이 되자 듣기 좋은 자장가 빗소리로 변했고 오전까지 제법 쏟아지다가 10시가 넘어서야 잦아들기 시작했다. 나는 20년쯤 전에 벳푸에 와서 구경한 적이 있으나, 김원장은 벳푸가 처음이니까 그래도 남들이 다하는 지옥 순례 맛은 살짝이라도 보여줘야겠다 싶어서 산책. 

마침 숙소가 위치한 곳이 간나와 지역이라 마음을 먹는다면 유명 지코쿠들에 도보로 접근이 가능한 거리였다. 딱 하나만 볼 생각이어서 8개의 지옥 중에 우미 지코쿠를 보여주려고 했으나... 지옥 보고 돌아와 온천도 해야하고 공짜 나마비루도 마셔야 하고 체크아웃도 해야하고 벳푸 올레도 살짝 밟아줘야하고 등등 마음이 바빴던 관계로, 패키지팀으로 바글바글하다던, 하지만 제일 가까웠던 가마도 지코쿠(솥 지옥) 선택. 400엔/인  




여보! 나 10년 젊어진 것 같아? 

아니, 전혀


 마침 한국 패키지팀도 와 있어서 일본인 가이드 아저씨의 재미난 한국어 설명과 담뱃불 날리기 시연 등을 덩달아 구경할 수 있었다 ㅋㅋ


사족으로 벳푸 온천의 용출량은 세계 2위이자 일본 1위라고 한다. 벳푸의 사방팔방 솟아오르는 수증기를 보고 있으면 아니 그렇다면 대체 세계 1위는 어디란 말인가... 싶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다소 황당하게도 세계 1위가 옐로스톤이라고. 옐로스톤에도 벳푸만큼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온천 숙소가 많았다면 수이 인정했을텐데   


벳푸 올레의 경우 앞선 두 개의 올레와는 달리 이미 걸었던 바 있고 ;


2017년 가을 올레 http://blog.daum.net/worldtravel/13690997


하필 밤새 비가 왔던 관계로 올레길 걷기가 마땅치 않은 날이었기에 체크 아웃후 김기사에게 옵션 3개를 제시했다.


1. 벳푸 관광(?)을 한다

2. 전에 제대로 못 한 유후인 관광(?)을 제대로 한다

3. 벳푸 올레를 조금이라도 걸어본다  


김기사는 역시 3번 선택. 쓸데 없는 곳에 뚝심있는 싸나이. 


그래서 벳푸 올레길을 다시 찾아갔다. 벳푸 올레를 딱 2시간 정도만 걸으려니까 예전에 했던 순방향보다는 역방향 쪽을 선택하는게 경관이 훨씬 나을 것 같아서 역방향으로 1시간 정도 갔다가 다시 턴, 하여 순방향으로 돌아왔다(중간에 잠깐 쉬면서 온천 달걀 맛나게 까먹고 돌아오는 길에는 시다카 호수를 이번엔 반대편으로도 한 번 걸어 보았다).






 꽃이 피어 있기를 기대하고 왔는데... 지대가 높아서인지 아직 소식이 없었다. 

외국의 유명 관광지도 아니고 시골길(?), 그것도 똑같은 데를 다시 와서 걷다니! 별 짓 다하네


돌아온 김주부

 

김주부 성격이 참 X랄 같은게, 내가 수퍼마켓 가자고 하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건 편의점에 다 있는데 왜 굳이 수퍼마켓 가냐고 하고

자기가 수퍼마켓 가고 싶을 땐 운전하다 말고 갑자기 어서 빨리 가까운 수퍼마켓을 찾으라고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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