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전 터키 반정부 시위의 중심지로 뜨겁게 타올랐던 탁심 광장. 현재는 여기저기 공사하는 곳들이 좀 보이고 빨간 미니 전차도 안 다녀 전보다 운치가 덜한 듯 하다. 일단 (겉으로는) 시민과 정부와의 대결 구도는 어느 정도 일단락 지어진 듯 보이는데 응축된 에너지가 어느 순간 갑자기 또 다시 터져나와 활활 타오른다고 해도 하나도 이상할게 없는, 현 터키 정부와 대통령이랄까(나 이러다 터키 입국 거부 되는...?). 



평소엔 하나 사서 나눠 먹는데... 개당 1리라 밖에 안 하는지라 매우 기뻐하면서 두 개 구입 ㅋㅋㅋ 옛 환율 그대로였음 하나 밖에 안 샀을 듯








역시 탁심도 낮보단 밤이 아름답다



 함께 춤추는 귀여운 청년들. 이걸 보면 유럽보다는 확실히 중동에 가깝지 말입니다 ㅎ



갤럭시와 버거킹. 지금은 세계화 시대



 올해 처음 뚫은 탁심의 뒷골목 - 다음에 다시 오면 매일 밤 여기서 한 잔 할 듯



이번 이스탄불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던 군사 박물관 Military Museum and Cultural Center Command


홈페이지 http://www.askerimuze.tsk.tr/ing/index.html

휴관일 : 월요일, 화요일(이외 몇 국경일)

개관 시간 : 09:00~17:00

입장료 : (2017년 6월 기준) 성인 7.5리라/인. 휴대폰을 이용한 촬영은 무료

메흐테르 군악대(Mehteran Company) 공연 : 15:00~16:00

양궁 레슨 : 수요일과 토요일 14:00~15:00 


한글후기 몇 개

http://romabike.eurobike.kr/bbs_2013.php?act=view&table=tongsin&gr=1&gcd=2889&page=6&T_CON=TR&Skind=&Skey=

http://bastianchoi.blog.me/220217540120 

http://blog.naver.com/valuablejeon/220553223818 

http://blog.naver.com/kej4517/220651592891 

http://kookbang.dema.mil.kr/kookbangWeb/view.do?parent_no=1&bbs_id=BBSMSTR_000000001153&ntt_writ_date=20160613




김원장이 좋아할 것 같아서 준비해 온 곳인데 정작 김원장이 갈까말까해서 시큰둥 모드로 있다가... 결국 군악대 공연 시간에 맞춰 허겁지겁 입성.

박물관 부지 입장시 간단한 검색을 거치며 매표소는 건물 내에 있다. 작은 배낭을 메고 있었는데 맡기고 들어가라고. 무료 보관. 

박물관 건물이 예상보다 크고 공연장은 완전 끝에 박혀 있어서 보이는 직원들 모두에게 공연장이 어디야 묻고 눈썹 휘날리며 반은 뛰어감 ㅋㅋㅋ


어두컴컴한 공연장에서 처음엔 군악대 역사 관련 동영상을 보여주다가 그것이 끝나면 스크린 벽이 짜잔하고 활짝 열리면서 리얼 군악대가 등장. 

(드라마틱한 등장 방식이 어쩐지 미쿡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 비지터 센터에서 겪었던 그것상기시킴)     




공연장 이마에 새겨진 글귀를 김원장이 멋지게 번역해줬다(=틀려도 김원장 책임)


역사를 모르는 국민은 죽어 마땅하다 - 아타튀르크



여러 곡을 멋지게 메들리 라이브 연주/떼창 해주시나 우리 막귀에는 마치 그 곡이 그 곡처럼 들리는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 -_-;;;

결정적으로 대원들을 지그시 바라보던 김원장이, 매너리즘에 젖은 무성의의 극치 연주로 보이지 않냐 귓속말 하는 바람에 빵 터짐 

(역사가 700년이 훌쩍 넘었으니 매너리즘에 빠질만도 하지)

아 그럼 목숨 걸고 싸우는 전쟁터에서 적군의 전의를 꺾는 동시에 + 아군의 사기를 드높여야 하는 군악대가 방글방글 웃으며 곱게 연주하리?   


공연이 끝나면 군악대와 잠시잠깐 포토 타임이 있는데... 김원장이 같이 찍기도 귀찮고 나를 찍어주기도 귀찮데서... 댁이 하는 일이 밥 말고 뭐냐   


이후 꼬불꼬불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박물관 관람. 간만의 열공 모드 김원장

세계 군사력 순위에서 자그마치 10위내 랭크되곤 하는 터키의 파워를 느낄 수 있다. 


딱히 신뢰할 수는 없지만 김원장 말에 따르면 터키에서 말 꺼내면 안 되는 세 가지의 이슈가 바로 대통령 에르도안, 키프로스, 아르메니아와 관련된 것이라고 하던데(그럼 쿠르드는 괜찮아? 아타튀르크는 욕해도 돼?) 군사 박물관에서는 키프로스는 물론 아르메니아와 관련된 전시 공간까지 만날 수 있다(아타튀르크 관은 완전 용비어천가의 3D 구현). 음... 뭐랄까. 아르메니아 대학살이 벌어진지 100년째 되던 해, 아르메니아 국립 미술관을 방문하여 그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했을 당시에는 터키가 진짜 참 미웠는데... 이 박물관에선 (당연히?) 오로지 터키측의 입장만을 보여주고 있다보니... 제 3국의 일개 방문객의 입장에선 가치관의 대혼란  (불과 며칠 전까지 남키프로스에 머물며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는데... 이스탄불 군사 박물관의 키프로스 관도 아르메니아 관과 마찬가지로 남 키프로스의 입장 따위 코딱지 만큼도 언급 안 한다) 

이래서, 특히 자라나는 세대에게 있어 균형 잡힌 올바른 역사 교육이란 매우X100 중요하지 말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터키를 미워할 수만은 없는 건, 아니 심지어 좋아하는 이유는


내 아무리 전후 세대일지언정, 한국인으로서 부채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1.4후퇴 때 개성에서 업혔다가 걸었다가 하면서 피난 내려온 엄마가 없었으면 지금의 내 존재도 없...


그래, 그래도 터키는 형제의 나라야 고개를 주억거리며(갈팡질팡의 대명사 써티) 한국 전쟁관을 나서는 길에 10대 여학생 둘이 더듬거리는 영어로 한국인이냐며 말을 걸어왔다. 그렇다고 하니까 꺄악 소리지르며 좋아하면서 같이 사진 찍자고 ㅎㅎㅎ 오오 오늘 우리 여기서 한류 덕을 다 보는 것임? 귀여운 여학생들의 요구대로 번갈아 사진을 찍혀주고 나서 보니 학생들 뒤에 웬 할아버지가 서 계셨는데, 학생들이 더듬거리며 설명하기 전 이미 알 수 있었다. 그 분이 한국전 참전 용사였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아도 알아~♬ 


손녀딸로부터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소리를 듣자 할아버지는 감개무량하신 듯, (같은 남자인) 김원장에게 바로 다가와 김원장을 꼬옥 안고 양쪽 볼에 따뜻한 뽀뽀부터 해주시는데 (힝, 저도 받고 싶었단 말입니다) 북한군과 싸웠다는 그 분 제스추어 하나 하나에서, 그리고 그 분이 우리를 바라보는 그 눈길에서 정말이지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동을 느꼈다. 안 그래도 한국 전쟁관까지 막 둘러보고 나오는 길이어서 그런지 터키군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피크를 칠 무렵이었는데, 정말 정말 감사하다는 터키어 외에는 따로 할 줄 아는 말이 아무 것도 없다보니, 대체 우리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답답해 미치는 줄 알았네 ㅎ 김원장은 가방 안에 뭐라도 드릴 것 없냐고 묻는데, 드릴 것도 없지만 가방 자체를 보관소에 맡기고 입장했... 몇 번이고 감사하다고, 진정을 다해 말뿐인 인사를 드리고 헤어졌는데... 김원장이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그 분께 아무거나 뭐든 좋으니 꼭 사드리고 싶다고, 그래서 어차피 폐관 시간도 다 되었길래 후다닥 보관소로 돌아가 가방 속 지갑을 찾아서는 박물관 바깥 가게 앞에서 할아버지 나오시기만을 20여분 정도 기다렸는데... 힝, 어디로 빠져 나가신건지 끝내 안 나오심 ㅜㅠ 김원장이 어찌나 아쉬워하던지... 평소 알던 남자 안 같았음 ㅎ 


참고로 아래는 위키백과에서 퍼온 한국전쟁 당시 전투 부대를 파견했던 국가 목록이다. 근데 이상하지? 다른 나라는 딱히 형제 같지가 않아 -_-;

대한민국 측 (UN군)

참가국첫 참전일참전군 명수전사자부상자실종자포로
대한민국 대한민국1950년 6월 25일109만 911명14만 9005명71만 783명13만 2256명 ?
미국 미국1950년 6월 27일48만 명3만 6574명10만 3284명3737명4439명
영국 영국1950년 6월 29일5만 6000명1078명2674명179명997명
오스트레일리아 오스트레일리아1950년 6월 29일8407명339명1216명3명26명
네덜란드 네덜란드1950년 7월 16일5322명120명645명 ?3명
캐나다 캐나다1950년 7월 26일2만 5687명312명1212명1명32명
프랑스 프랑스1950년 7월 29일3421명262명1008명7명12명
뉴질랜드 뉴질랜드1950년 7월 30일3794명23명79명1명 ?
필리핀 필리핀1950년 9월 19일7420명112명229명16명41명
터키 터키1950년 10월 17일1만 4936명741명2068명163명244명
타이 타이1950년 11월 7일6326명129명1139명5명 ?
남아프리카 공화국 남아프리카 공화국1950년 11월 16일826명34명 ? ?9명
그리스 그리스1950년 12월 1일4992명188명459명 ? ?
벨기에 벨기에1951년 1월 31일3498명104명336명 ?1명
룩셈부르크 룩셈부르크1951년 1월 31일83명2명15명 ? ?
에티오피아 에티오피아1951년 5월 6일3518명121명536명 ? ?
콜롬비아 콜롬비아1951년 5월 8일5100명163명448명 ?2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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