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만, 정확히 말하자면 USS Arizona Memorial은 아침에 일찍 가야 다큐멘터리+해군 보트+기념관 상륙하는 무료 투어 티켓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선착순 2000명) 혹시나 우리에게 행운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늘 일정의 첫 방문지로 삼았다.  


홈페이지 http://www.nps.gov/valr/index.htm (오옷 여기도 national park service 관할)


주차장에서부터 은근 아닌 척 함시롱 옆 사람들보다 빨리 걸어서 ㅋ 매표소 얼른 가서 공짜 투어표 받고 싶어용, 하니까 옆 줄로 가삼 그러네 ㅋ

그래서 옆 줄에 다시 서서 두 명이요! 하니까 청년이 쿨하게 두 장 부-욱 찢어 주길래, 아싸, 전세계인을 상대로 내가 2000명 안에 든게야! 나는야 행운의 아이콘 하고 좋아라 하고 있었는데...


엥? 이게 뭐야??? 이거슨... 1시 15분 타임 투어라는 소리 같은데?  




김원장한테 이왕 일이 이렇게 된 것 우리 그럼 일단 여기 나가서 다른 곳부터 돌고 이따 시간 맞춰 다시 올까나? 했더니,

아아 우리의 김원장은 역시 짤없다. 그의 사전에 그런 일이 있을리가 ㅋㅋㅋ 

지금 보는 데까지만 보고 이따가는 절대 다시 안 온다! 김원장의 일갈. 







본의 아니게 김원장으로부터 진주만 공습에 대한 강의를 하품하며 듣다가 오아후를 가로 질러 North Shore 지역으로.

보통 이 방향의 일반적인 관광 코스라면 Dole사의 파인애플 농장이 첫 방문지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볼 수 있으나...

여기저기 파인애플을 좀 심어두긴 했다만, 척봐도 이 인건비+땅값 비싼 곳에서 파인애플을 대량 재배 내지는 나 먹으라고 수출을 할리가. 패스

  


와이알루아를 거쳐 할레이바로. 할레이바에 서핑을 하러 갔을리는 만무하고 그저 쉐이브 아이스를 먹으러 간건데 주차 장소가 마땅치 않다. 

가게 앞을 왔다갔다 하다가 에잇, 그까짓 빙수 안 먹는다 또 패스.

그리고는 오늘의, 아니 이번 여행의 자체 하이라이트, 바다 생물에 있어 내 양대 로망 중 하나인 거북이를 보러 고고씽.  


근데 거북이가 없어 ㅠㅠ 

내 여길 얼마나 기대했는데 흑흑흑 타이밍이 부적절했나봐 엉엉엉

...

했는데


두둥, 아니었습니다. 첫 눈에 거북이가 인식이 안 되었던 것 뿐이었습니다. 내가 그저 바위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알고보니 거북이 쿄쿄쿄. 



아아 크고 아름다운 거북이






거북이도 배고프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인다더니, 지금 다시 보는 바다는 바로 이전 바다와 같지 않구나. 이젠 물속 거북이도 보이고 ^^


김원장의 "이제 그만 됐다. 가자" 얘기 두 어번 듣고 나서야 겨우 아쉬움의 발길을 돌려 남은 반 바퀴 마저 돌기. 

잠시만요! 써티 언니 모래 좀 털고 가실게요. 거북이 본다고 모래 투성이. 

달리고 달려 

지오반니 새우 트럭에 새우 먹으러 갔는데 아직 안 열었음. 우리 같으면 가게 트럭 앞에서 손님 얼쩡대면 잠시만요, 곧 열어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내지는 뭐 그런 비슷한 콤보 액션이라도 취할 것 같은데 여기 분위기는 어쩐지 뭐랄까. 내 지금 마치 네 눈에는 장사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만사 귀찮아 여차하면 그냥 닫고 쉬어버릴거야 나 말리지마 그런 느낌이 든달까.


쿨하게 포기하고 레이 푸드랜드 수퍼마켓에 들러 갓 나온 따끈 스팸 무수비 하나 득템한 뒤

(스팸 무수비 한 줄 평 : 예상보다 크고 예상보다 비싼데 맛은 예상했던 딱 그것)    


아름다운 바닷길을 달리고(우리는 진주만 때문에 시계방향으로 돌았는데, 바다를 고려하면 시계반대방향으로 도는 게 좋을 것 같다)



무성한 열대 우림을 통과하기도 하고


쥬라식 파크 영화 분위기 물씬 풍기는 산 아래를 달려(윗 사진은 관광 스팟인 쿠알로아 랜치 부근)



다시 우리 숙소가 위치한 와이키키로 컴백


언젠가부터 어딜가나 그 많던 일본 여행객들 만나기가 어려워졌지만 일본인이 사랑해 마지않는 하와이는 그래도 파워가 여전한 모양이다. 최근 통계를 찾아보니 전체 방문객의 60%는 물론 미쿡인들이지만 20%를 차지하는 2위는 당연 일본인 차지다. 즉 하와이에 놀러오는 다섯명 중 한 명은 일본인이라는 소리인데 실상 느끼기에는 그 이상 되는 것도 같다. 살고 있는 일본인 수마저 많아서 그런걸까. 하여간 미본토에서 며칠 지냈다고 하와이는 미국과는 다른 곳, 오히려 아시아와 가깝게 느껴지는 곳이다(인구 구성을 봐도 그렇고). 그래서 이국적이라는 느낌이 훨씬 덜하고 처음이지만 어쩐지 익숙하게 느껴지는 점도 많다. 내 뇌는 큰 카테고리 하에서 하와이와 동남아 휴양지를 한데 묶어 생각하는 듯 ㅎ


하여간 결혼식+웨딩 촬영을 하는 일본 커플들을 제법 보고, 요즘 하와이로 신혼 여행 오는 한국 커플들이 찍는다는 파파라치 컨셉의 웨딩 촬영 구경도 몇 번 했는데, 분명 그 때가 좋을 때이긴하나 나같은 아줌마가 보기엔 어느 쪽이나 돈지랄 일본의 구태의연한(?) 촬영 스타일보다는 한국 촬영 스타일이 좀 더 모던해 보이기는 한다. 어쨌거나 분명한 것은 직접 와서 보니 하와이가 신혼여행으로 오기 나쁘지 않은 곳이라는 것. 이런저런 기타 감흥에 관한 이야기는 나중에 좀 더 하기로 하고.    





<이 안에 물고기 있다>


오후에는 다이아몬드 헤드가 보이는 카피올라니 공원에서 돗자리 깔고 자빠져 있기+볼륨 높여 음악 듣기



해질녘엔 다시 와이키키 산책


여행 전, 요일별 무료 공연 그런 정보 미리 챙겨왔는데 정작 현지에 도착해선 별 관심 없음(여행길에 오른지 어언 70여일차). 훌라마저 시큰둥  





 돌아다니다보니 어느새 해가 꼴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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