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벌링턴에서 캐나다 밴쿠버까지는 그리 먼 길이 아니다. 밴쿠버 교민들이 시애틀 당일치기를 할 정도니까.

그래서 원래 계획은 근처 Chuckanut Drive를 샅샅이 훑고+트레일도 하고 캐나다로 넘어가는 것이었는데,



이제 와 달력을 보니 오호 이런, 오늘이 토요일일세. 아무래도 주중보다는 주말 국경 통과에 시간이 걸린다고 하니까, 기왕이면 최대한 오전내 통과를 하고 싶다는게 김원장의 바램. 그리하여 Chuckanut Drive는 말 그대로 드라이브만. 유후~♪ 



캐나다는 미국보다 물가가 비싸다니 국경을 넘기 전에 미국측 마지막 큰 마을(?) Bellingham의 Haggen이란 수퍼마켓에서 급 생각나는 아이들 몇 개 더 쇼핑(김원장은 신선한 야채+과일을 사고 싶어했으나 행여 국경에서 그런 씨있는 아이들이 문제가 될까봐 자제). 아껴야 잘 살지 ㅋㅋ(이런다고 과연 몇 불이나 아낄 수 있을까나)


그리고 본격적으로 국경을 넘기 위해 달려본다. 국경을 넘는다는 건 언제나 가슴 설레는 일. 과연 무사히 넘을 수 있을 것인가. 두둥. 


국경 교통 정보 http://www.wsdot.com/traffic/border/default.aspx


시애틀에서 밴쿠버로 국경을 넘을 때 이용하기 편한 두 갈래 길이 있다. 하나는 5번(미)+99번(캐)의 메인 대로행이고 다른 하나는 살짝 빗나가는 543번(미)+15번(캐) 샛길행인데, 보통 이용 차량이 많은 전자가 후자에 비해 항상 수속 시간이 좀 더 걸리는 편인 듯 싶다. 하여 후자로 갈까 했으나... 처음인데 후자로 갔다가 뭔가 구린 불체자 의심을 사기라도 할까봐 군자는 대로행이니까 그냥 쭈욱 갔다(당시 안내판엔 넘어가는데 20분 정도 소요될 것이라 떠 있었다). 


드디어 커스텀이니 이미그레이션이니 공항에서 보던 단어들이 고속도로에도 나타나는가 싶더니(참고로 저 Nexus line은 뻔질나게 두 나라간을 왔다리갔다리 하는 사람들이 따로 미리 허가받아 통과하는 라인 같더라. 그러니 우리는 해당사항 없음) 곧이어


오옷, 저 멀리 캐나다 땅이!!! 왔어왔어!!! 


공항에서 출국할 때처럼 육로를 이용할 시에도 미국측의 출국심사는 따로 없었다. 고로 그냥 달리다보면 바로 캐나다측의 입국심사대(?)를 만나게 된다. 


우리 차례를 기다리며 심심해서 GPS를 켜보니 이미 캐나다 땅에 들어와 있다. 


드디어 우리 차례. 앞 차들 하는 것 눈치껏 따라 우리 라인에 파란 불 켜지는 것 보고 진입했다. 여권을 건네주고 뭐 별거 물을라나 싶었는데...


원래 살고 있는 곳은 어디냐

미국 어디로 들어왔냐

캐나다에는 총 며칠이나 있을거냐

어딜 갈거냐

숙소 예약은 했냐

캐나다에 가족 친지가 있느냐

이 차는 렌트한 거냐

캐나다에 두고 갈거냐 가지고 나갈거냐

이 차 외에 캐나다에 두고 갈 것이 있느냐

등등 생각보다 많이 물어봤다(그 중 김원장보고는 선글라스 벗어볼래, 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그가 우리에게 돌려준 것은,

입국 도장 쾅. 와하하와하하. 나 미국에서 빌린 차 끌고 캐나다 넘어왔으!!! 꺄오~


캐나다로 넘어오면 스위스처럼 영어와 불어가 동시에 사방팔방 써있을 줄 알았지만... 예상 외로 대부분 영어만 ㅎㅎㅎ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변화라면 표지판상 마일이 아니고 킬로미터로 바뀌었다는 점(김원장은 바로 크루즈 세팅 낮추고)

그리고 차선이 좀 좁아졌다는 점

마지막으로 국경 근처 농가에서 퇴비를 쓴다는 점. 그것도 많이. 


하여간 그리하여 아래와 같은 호랑나비 비틀비틀 미국 북서부 여행을 마치고


이번 여행의 (자체 설정) 제 3부, 기나긴 기차가 달리는 캐나다에 도착을 했습니다!!! 


워낙 예약해 온 숙소는 밴쿠버 다운타운에 위치한 것으로, 야심찬 나의 계획은 숙소에서 "걸어서" 태평양도 보고, 숙소에서 "걸어서" 롭슨 스트리트도 돌아다니고, 시간 나면 그랜빌 시장도 구경가고... 뭐 그런 것이었는데 벌써 며칠 전이더라? 김원장이 대도시 내에서의 숙박은 다 집어치우라고 해서 -_-; 기존 다운타운의 숙소는 예약을 취소했더랬다(대신 김원장이 밴쿠버에서 새로이 고른, 저 멀리 외곽에 자리잡은 숙소에서 오늘 밤을 보내기로). 그 바람에 오늘의 계획은 전면 수정되어, 다운타운도 "차타고" 스탠리 공원도 "차타고" 보기로 ㅋㅋㅋ (김원장 왈, 정 걷고 싶으면 산 속을 걸으라나) 도시는 거기서 거기라는게 김원장의 주장이었지만, 아마 밴쿠버의 유료주차 정책도 큰 몫을 했으리 ㅎㅎㅎ      

     

어쨌거나 밴쿠버 다운타운을 향하여 일단 고고씽. 함께 가시죠.


밴쿠버 권역에 들어서자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1.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미국 한 달 있어보니 이런게 신기합니다)

2. 그 사람들의 자그마치 1/3은 동양인??? 그리고 보니 앞뒤옆 운전자도 에브리바디 동양인? (으응?)

3. 심지어 여기저기 걷고 있는 사람들도 많네?

<물론 집집마다의 뛰어난 조경 수준(가위손이 여기 살고 있어!)과 골목골목의 녹지 비율 역시 매우 놀라웠다>


<그리고 차가 막히는 경험도... 도시의 그것>

<흠냐... 저 버스 전선들 때문에 사진이 ㅠㅠ>

<드디어 고층 건물 솟은 다운타운에 진입>



차를 몰고 밴쿠버 다운타운을 돌아다니는데... 여기는 정말 (좀 휑한) 유럽 어드메 같더라. 그러니까 미국에서는 길이며 신호가 자동차 위주라는 느낌을 내내 받았는데 여기서는 보행자 친화적이랄까, 아니면 밴쿠버 주민 여러분 절대 차 가지고 나오지 마세요랄까. 차선은 좁고 신호등은 많고 신호는 매우 짧다(운전하는 김원장은 바로 짜증 장전 모드이다). 


스탠리 파크도 차를 몰고 씽씽


Lions Gate Bridge를 건너



도로변에 보이는 적당한 마트에 들러 국제현금카드를 이용(와, 이 짓 너무 오래간만에 해 봐), 캐나다 달러부터 얼마간 손에 쥔 뒤

Lynn Canyon Park에 도착.


린 캐년 파크는, 밴쿠버 근교에 무료 주차가 되면서, 산 중을 조용히 걸을만한 트레일이 있는 곳을 찾아보라는 김원장의 청에 따라 급 검색한 끝에 알아낸 곳이다(어디선가 밴쿠버에서 무료로 할 수 있는 탑 텐 리스트에 그 이름을 올리기도 했더라 ㅋㅋㅋ). 문제라면 이 때가 토요일 오후였기 때문에 밴쿠버 주민들이라고 꽃 같은 주말에 집에만 가만히 있을 순 없지 않겠는가? 그래서 주차장엔 빈 자리가 없었고 ㅎㅎ 우리는 근처 주택가에 겨우 주차를 한 뒤 드디어 캐나다 땅을 "내 두 발로" 제대로(잠시 들른 마트는 빼고) 밟을 수 있었다(캐나다 밴쿠버 들어와서 차 많지, 차선 좁지, 사람 많지, 신호 짧지, 계속 막히지, 주차할 곳마저 없지... 김원장은 계속 투덜투덜 ㅋㅋㅋ).


린 캐년 파크는 무료 주차 외에도 무료 현수교 체험(그렇다, 근처에 이것보다 길긴 하지만 유료로 현수교를 체험하는 밴쿠버 유명 관광지가 있다)으로 알려진 곳이다. 그러니 우리도 건너 봐야지.




뭐... 그냥 현수교 ㅎㅎㅎ 여전히 동양인(중국인)은 무지 많고 인도인도 꽤 많은지라 갑자기 좀 어리둥절한 기분이다. 이 분위기는 어쩐지 싱가포르 같기도 하고... 하여간 여기까지 왔으니 트레일도 해야지. 


일단 30 Foot Pool 방면으로.


<예, 맞습니다. 저 여인네를 도촬했어요>

<밴쿠버는 여름이군하 ㅎㅎㅎ 그리고 너네 딱히 갈 데 없는 모양이군하 ㅎㅎㅎ>

<이 바로 옆에선 일단의 시크교도 인도인들이 도시락 싸와 먹고 있었다. 김원장 그 모습 보더니 여기 말고 인도로 가고 싶다고 ㅋㅋㅋ> 


30 Foot Pool에서 산쪽으로 등산

<엊그제 동포들도 다녀갔구나>





이렇게 린 캐년 공원내를 작게 한 바퀴를 돌고 다시 현수교를 건너

<이번엔 이 언니가 주인공>


김원장이 골라온 숙소로 고고씽. 

(그런데 굳이 북미 두번째 규모라는 차이나타운을 찾아간 것도 아닌데 이 숙소로 향하는 거리 거리 곳곳마다 정말 한자 간판이 많았다. 밴쿠버가 일명 홍쿠버라더니 정말 홍콩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아주아주 많은 모양이었다. 아, 그리고 스시 가게도 꽤 자주 보이더라)



The Simon Hotel - Simon Fraser University


@ 홈페이지 http://www.sfu.ca/stayhere/accommodations/hotel.html

@ 예약 : 부킹닷컴 통해 113.85 CAD (캐나다 달러는 미국 달러보다 좀 쌉니다)

@ 투숙일 : 5월 31일 토요일  

@ 룸 타입 : Queen room

@ 특이사항 : 말하자면 대학 기숙사의 일부를 호텔로 영업하는 시스템이랄까(객실수도 몇 개 안 된다. 옛날옛적에 슬로바키아에서였던가 뭐 그런데서 방학 중 텅 빈 기숙사를 숙소로 이용했던 기억이 스물스물 나더라). 참고로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은 밴쿠버에서는 넘버 투, 캐나다 전체를 통틀어서는 다섯손가락 안에 든다는 명문(?)대라고 한다...(https://mirror.enha.kr/wiki/%EC%82%AC%EC%9D%B4%EB%A8%BC%20%ED%94%84%EB%A0%88%EC%9D%B4%EC%A0%80%20%EB%8C%80%ED%95%99%EA%B5%90 우리는 버나비 캠퍼스)


...만, 예약이 확정되자 숙소측에서 보내준 메일 중

Check-ins: Check-in at the Residence & Housing front desk from 3:00pm until 5:00pm weekdays and 3:00pm until 4:30pm on weekends. From mid-June until mid-August check-in can be completed at the front desk from 3:00pm until 9:30pm.

Guests arriving after our office closes can contact on-Call Accommodations Staff for Check-in by using the access phone located outside the Residence Office at the bottom of the stairs.

Parking: Can be arranged at check in by registering your vehicle and receiving a guest parking permit at the Residence Administrative Office. Parking is available in stalls 104-108 and 141-145 all of which are marked "Hotel" or any other stall outlined on your permit. Parking outside of these stalls may result in ticketing or towing of your vehicle.

부분에서 김원장이 또 한 번 투덜거렸다. 뭐 이리 쪼잔하냐며 ㅋㅋㅋ

하여간 그래도 주차는 시키는대로 잘 하고 -_-; 체크인 장소까지는 들들들 짐 끌고 잘 찾아갔는데... 


담당 옵하가 말이 너무 빨라서 -_-; 1/3은 제대로 듣지도 못한 듯 ㅋ 하지만 숙소야 뭐 다 거기서 거기니까 알려준 방향대로 옆 건물로 가서 건네준 키를 현관문에 가져다 댔는데... 


안 열려. 흑


(참고로 이 카드키를 1층 현관에 한 번, 엘리베이터 타고 8층 복도 들어갈 때 한 번, 8층 방문에 한 번, 

총 세 번 가져다 대야 내 방에 들어갈 수 있다 -_-;)


버벅거리고 있는데 마침 지나가던 하우스키핑 아주머니가 도와주셨지만 끝내 카드키 오류로 결론 ㅠㅠ 김원장이 더욱 투덜거리는 가운데 나는 얼른 파박 뛰어가서 새 키로 바꿔오니 그제서야 문이 열리네(하지만 이후로도 계속 드나들 때마다 현관문에서의 씨름은 이어졌다. 같은 건물에 살고 있는 학생들 왈, 이 문이 좀 그렇다고 -_-;).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방은... 




좁았다 쫍아쫍아쫍아


응? 분명 후기에는 이 숙소가 넓은 편이라고 했는데??? 그게 그럼 괄호 열고 밴쿠버치곤 괄호 닫고 였던가?

뭐 굳이 따지고 들자면 아주 좁은 건 아니었는데... 드넓은 미국 숙소들에서 한 달간 묵다가 와서 그런지 하여간 첫인상은 무조건 좁다였다. 


그래도 산 중턱에 있는 대학 교정내 위치한 학교, 게다가 주말이라 학생들 대부분이 교내에 없는 상황이라 조용함의 측면에서는 참 좋았다. 방은 좁지만 깨끗했고(김원장은 이 좁은 방에 일회용 컵도 없네, 재활용 쓰레기통이 새로 생겼네 어쩌네 하고 있었지만) 화장실은 방 크기에 비하면 괜찮았고 전망은 아주 좋았고 인터넷은 형편 없었다(누가 캐나다 인터넷 속도 좋다고 했는가). 조식은 불포함(안내판에 아래 학생 식당을 유료로 이용하심 됩니다 소개), 호텔용 수영장 같은 것도 없었고...(참, 주차를 저렇게 하고도 따로 주차증을 대쉬보드에 올려놓아야 했다) 이렇게 쓰고나니 정말 캐나다가 쪼잔한 것 같네 ㅋㅋㅋ


<그래도 밴쿠버답게 방 안에서 설산이 보인다>

<산 중턱 학교라 이런 뷰도 나오고>


그래도 여기는 대학이니까... 게다가 김원장과 나는 같은 대학을 나왔어도 당시 함께 교정을 거닐어 본 적은 없다고 쳐야하니까... 우리 간만에 학생때로 돌아가서... 분위기 살리고 살리고 살리고 살리고 살리고 에잇, 내가 써도 이거야 원, 영 분위기 안 사네 ㅋㅋㅋ 하여간 중년의 아줌마 아저씨는 각자의 푸릇했던 시절, 그 때 그 당시의 (역시 각자의 ㅋㅋㅋ) 추억에 잠겨, 따로 또 같이 좀 전까지 듣보잡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교를 완전 휘젓고 거닐었다.




<대학 게시판마저 중국어가 반은 도배한 듯>





아... 우리나라 대학도 크다면 큰데 아무리 여러 개로 나뉜 캠퍼스 중 하나라고 해도 역시 만만치 않구나. 


오늘의 보너스샷은, 학교 근처에서 파는 한국 요리(라고 함. 아마 노스 코리아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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