릿지크레스트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178번을 타고 데스밸리로 향하는데 얼마간 달리니까 road closed 였나, 뭐 그런 안내판이 길 옆으로 보였다. 나는 당연히 wildrose campground로 향하는 길에 문제가 생겼을 것으로 생각하고 그대로 고고씽을 외쳤지. 게다가 언제서부턴가 우리 차를 뒤따라오던 빨강 캠리가 한 대 있었고 느긋하게 달리기를 원했던 김원장은 그들에게 양보했는데 그 차가 우리 차를 앞질러 쌩하니 달려나가는 꼴을 보니 백인들인 저들도 가는데 설마 길에 뭔 문제가 있으랴 싶었고. 그래, 김기사는 죄가 없었지. 


그런데 그 놈의 길이, ballarat road와의 갈림길 부분에서 그만 딱 막혀버렸네. Flood 때문에 길 일부가 망가졌다나 어쨌다나 하는 안내문만 덜렁. 어쩐지 3분 전에 아까 그 캠리가 돌아나올 때 뭔가 이상하다 생각했어야 하는데...


아 쓰봉. 이제 어쩌지. 스마트폰의 GPS를 켜서 계산해보니 숙소에서 여기까지 대략 76킬로를 달려왔고 여기서부터 38킬로만 더 가면 데스 밸리의 메인도로를 만나게 될텐데... 어떻게든 거기까지만 가면 되는데... 김원장을 우찌 설득해야 하는고... 마구 잔머리 굴리고 있는데, 그 순간, 그 가지말라고 막아놓은 표지판을 빙 돌아 나오는 소형 트럭 한 대와 조우. 그 차엔 할아버지 할머니가 타고 계셨는데 내가 손을 흔드니까 바로 차를 세우셨다(진짜 미국 며칠 달렸을 뿐인데 사람이 다 반갑다. 얘네들이 왜들 그렇게 만나면 서로 인사하는지 100% 이해가 갈 정도). 길 괜찮아요? 하니까 괜찮단다. 울퉁불퉁한 곳이 몇 곳 있긴 하지만 포장(?) 도로를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우리같은 승용차로도 문제 없을 것 같다고. 그 대답에 한껏 고무된 우리. 바로 트라이 ㅎㅎㅎ


뭐 문제가 된 구간의 길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가장 심하게 망가진 구간이래봐야 100m 정도? 마침 그 부분에서 일행으로 보이는 오토바이 석대를 만났는데 서로 네가 달려온 길 어떠냐고 묻고 ㅎㅎㅎ 물론 그 100m를 김원장이 통과해 나오는데는 아드레날린이 펑펑펑 쏟아질만 했고(차 바닥도 살짝 긁히는 듯 했고) 우리의 안락한 자동차 여행이 급 오지 여행스러워졌지만 하여간 그 100m 구간 빼고는 도로를 막아놓은게 이상할만큼 달릴만했다. 사실 만약 다시 릿지크레스트로 돌아가야 했다면 데스 밸리 따위 이번 여행땐 안 가고 라스베가스로 곧장 빠지려고 했는데 ㅋㅋㅋ


이제 메인도로가 10 여 킬로 앞으로 다가온 순간, 그 길 위에서 한 컷(어린이 여러분은 따라하지 마세요) 

과연 빨강 캠리는 얼마나 길을 빙그르르르 돌아 다시 데스밸리로 올 것인가 궁금해하며. 


문제의 구간을 무사히 지나 메인도로에 진입, Death Valley 국립공원에 들어오니 기분이 넘 좋아. 사실 전화도 안 터지는 그 길 위에서 차에 문제라도 생기면 무척 곤란할 뻔 했는데. 우리는 무데뽀 막나가는 여행자.


그리고 마치 요르단 와디럼 비스끄리무리했던 풍경을 지나 Mesquite Flat Sand Dunes 도착. 고도계가 해발 -125m를 가리키고 있다. 낮네 낮아. 






어디는 얼룩말만 안 뛰지 아프리카와 흡사하고 어디는 낙타만 없지 중동 같더니만 이제는 사막에 모래 사구까지? 정말 미국은 복받은겨. 미국 와서 진짜 하루에도 몇 번씩 미국인이 부럽다.



Furnace creek에서 잠시 쉬면서 간식 먹고 RV camping ground 구경하고

Badwater Basin으로 달려라 달려.









그리고 Death Valley의 마지막 관광 포인트로 삼은 Zabriskie Point. 자브리스키 발음이 입에 촥촥 감기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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