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가 나한테 (카오락 지명도 잘 모르면서) 너희는 왜 똑같은 데를 3년째 가는거냐고 물었다. 미천한 리조트 투어 경험을 통해 ;

그 시기에, 그 비행 시간에, 그 가격대에, 그만큼 한적하면서(처음엔 순전히 김원장 배려용이었는데, 이젠 나도 사람 없는 게 좋다), 그만큼 시설 좋은 숙소가 몰려있는 곳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조용한 고급 리조트에서 대접 받으며 자빠져 쉬기에는 카오락만큼 가성비 뛰어난 곳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울 엄마한테는 그냥, 거기가 제일 좋아, 라고 짧게 답했다만.    

 

 

@ 이번에는 총 7곳을 둘러 보았는데 (압사라 빼고는) 일부러 나름 신상이라 할 만한 곳을 선택했다. 리조트 전역에서 와이파이가 무료 제공되는지도 고려했다. 이전과는 달리 객실 등급도 (센시마르 빼고는) 모두 풀억세스였고, 리조트 등급은 4성~5성이었다.

 

호텔 등급, 객실 등급, 리조트 입지, 세세한 장단점 모두 뒤죽박죽 섞여있지만, 그런 점 다 무시하고, 그냥 최대한 단순하게 100점 만점으로 순전히 개인적인(김원장도 제끼고) 취향/삘대로 점수를 후다닥 매겨보도록 하자. 

 2013  가성비  객실     조식  수영장  직원  비치      총점  또가겠니
 브리자  100  70  70  90  60  70  460  70
 센시마르  90  100  80  50  90  60  470  60
 더 샌즈  100  90  95  90  70  90

 535

 80
 압사라  80  60  70  70  100   30  410  10
 센티도  100  100  90  100  80   100  570  90
 마이카오락  90  60  75  80  50  80  435  10
 모노크롬  80  60  해당무  30  90  50    50

 

우선 김원장은 '가성비'를 태국내 상대평가 해야한다고 했는데, (한국 물가에 젖어있는) 나는 절대평가 비슷하게 했다(그랬더니 카오락이라서 그런지 다 후해 ㅋㅋㅋ). 비수기인데다 능력 한도 내에서 최대한 저렴하게 묵었다고 생각하므로, 숙박비가 2~3배까지도 상승하는 성수기에 찾는다면 가성비는 확연히 떨어질 것이다.

'가성비'말고 나머지 항목은 나름 자기네들끼리 상대평가를 한다고 했는데, 각 항목에선 더 세부적으로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냥 전반적인 평가를 내렸다. 예를 들어 '객실' 항목 중에서도 개인에 따라 나는 침대가 중요하다든가, 혹은 욕실이 중요하다든가, 또는 방 크기가 중요하다든가, 아니면 청결도가 중요하다든가, 무엇보다 인테리어가 중요하다든가... 등등 가장 중요시여기는 부분이 모두 다를 것이다. 나는 그냥 몽땅 짬뽕해서 포괄적으로 매겼다. 조식도 맛이냐, 종류냐, 질이냐, 신선도냐, 데코레이션이냐, 식당 분위기냐 등등, 수영장도 넓이냐, 갯수냐, 깊이냐, 수질이냐, 그늘 여부 등등 나누려면 끝이 없겠지만 마찬가지로 그 모든 사항을 그저 내 취향에 따라 한꺼번에 묶어 고려한 것이다(그러니까 타인을 위한 표라기 보다는 내 치매에 대비한 표랄까).     

이어 말 나온 김에, 지난 2011, 2012년에 묵었던 숙소들 중 앞으로 다시 갈 확률이 있는 5곳의 점수도 한 번 매겨보자. 이미 기억이 왜곡된 면이 없지 않겠지만, 2013년 여행이 막 끝난 시점에서 한 번 셀프 비교 해보고 싶다(마찬가지로 가성비를 뺀 나머지 항목은 지들끼리의 상대 점수다).

 

 2011/2012  가성비  객실     조식  수영장  직원  비치     총점  또가겠니
 나이양(푸켓)  80  30 50  60 60  60  340 50
 라구나  90  65 80  60 90  60  445 60
르 메르디앙  100  80 95  95 100  90  560 95
 JW 메리어트  100  75 100  100 100   90  565 80
 르네상스(푸켓)  100  100 100  60 100  50  510 40

 

@ 할 일 없고 심심해서 점수를 매기다보니 '총점'과 '또가겠니' 연계 비교면에서 자가당착의 오류...가 보이는 듯 하다. 

밝히자면, 내가 태국에서 묵어본 리조트 중 가장 고급스럽다고 느꼈던 곳은 후아힌 인터컨이지만(그만큼 비싸긴 했다. 더 비싼 곳으로 가면 그만큼 더 좋아지려나), 리조트로서의 완성도가 가장 높다고 느낀 곳은 = 나와 궁합이 맞는 곳은 (근소한 점수 차이긴 하지만 총점이 보다 높은 JW 메리어트나 센티도가 아닌) 르 메르디앙 카오락이다. 각 항목별로 비교해 보았을 때 단연코 르 메르디앙이 독보적 최고구나 할 항목은 없지만, 그리고 르 메르디앙 카오락이 전반적으로 노후해 가는데다 결정적으로 객실내 인터넷이 유료라는 커다란 단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리조트에 머무는 동안 나는 안락함을 느낀다. 아직까진 그랬다.

 

@ (표를 단순하게 만드는 바람에 항목에는 빠져 있지만) 하여간 내게 '또 가겠냐'고 물었을 때, 아마 내 무의식이 가장 먼저 반응하는 부분은,


과연 해당 기간 '객실 점유율' 얼마나 될 것인가, 가 아닐까. 

 

물론 같은 객실 점유율 %가 나온다고 해도 리조트의 규모와 디자인에 따라 내가 느끼는 만족도는 다를 것이다.

 

그리고 객실 점유율만큼 중요한 사항이 하나 더 있는데, 그것은 바로 '동포 여행객'&'중국인 패키지'의 여부(인종차별적 발언인가)이다.

카오락의 아름다운 리조트들이, 비수기 객실 점유율이 너무 형편없어 중국인 패키지팀을 받는 것에 대하여 분명 나는 왈가왈부할 자격이 없다. 그저 재주껏 피할 수만 있을 뿐.  

이번 여행의 경우, 센시마르, 센티도, 모노크롬 3곳 외에서는 모두 중국인 패키지팀을 볼 수 있었다. 반나절 머물렀던 모노크롬을 빼고 계산하면 도킹 확률이 67%나 된다. 물론 패키지팀의 특성상 조식 시간대만 겹치지 않는다면 그들이 나의 리조트 체류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하지만 잠시 잠깐이라도 스치게 되면 100% 소음 피해를 입는다는 점에서... 참으로 발빠른 중국 여행사들이 카오락의 싸고 좋은 인프라를 십분 잘 활용하고 있구나, 했다(참고로 나이양 비치에만 가도 러시안들을 많이 만나는데, 이들도 보통 목소리가 크기 때문에 국적 파악이 되는 경우랄까)  

덧붙여 JW 메리어트로 말하자면, 나를 카오락으로 이끈 장본인으로 매우 고마운 인연의 리조트지만, 한국인 (휴양형) 패키지가 들어간다(최근에는 한국인 직원도 상주하는 모양). 르 메르디앙 역시 똑같은 한국인 패키지 상품이 존재하며 (올해도 그 앞을 왔다갔다 하다보니 국적 모를) 단체 차량이 들락날락 하더라. 센티도에서도 한국인 직원을 만났으니 조만간 그 곳도 내가 바라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 확률이 높아진 셈이다. 이제 어쩐다. 복불복인가.  


@ 풀억세스, 약인가 독인가.

JW 메리어트 카오락을 시작으로 풀억세스 맛을 본 이후, 수영장이 좋은 숙소는 풀억세스가 답이다, 라고 생각했다. 고로 내가 풀억세스에 안/못 묵는 이유는 순전히 돈 때문이지, 방에 문제는 없다고 여겼다. 나중에는 그 기억이 "비싼 방=좋은 방"으로 살짝 비틀려 정착된 것도 같다. 하여간 이번에는 센시마르를 제외한 아래 6곳 모두 풀억세스룸에서 묵어 보았는데, 개인 취향을 고려한 결론으론 그간의 내 생각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다. 

 

   브리자  더 샌즈   압사라   센티도  마이카오락  모노크롬
 연결 수영장 크기  대  중  중  대  대   소
 프라이버시   중  중하  상  상   하    하 
 전세 / 활용 면적*  상  중  중  상   중  중

(* 순전히 우리 투숙 시기 기준)


그러니까 나는 풀억세스룸에 있어 연결되어 있는 수영장 크기만 크면 무조건 장땡일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프라이버시 문제나 인구 밀도 문제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더라(프라이버시 경우, 동일 호텔이라도 건물 디자인에 따라 단순히 객실의 호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크게 좋아지기도 한다). 다음에 다시 카오락을 가게 된다면, 수영장이 아무리 좋아도, 프라이버시 부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그냥 층을 올려 묵을란다.

 

@ 4성급 호텔보다 5성급 호텔이 정말 더 좋은가?

답부터 말하자면 우리 부부에겐 그런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5성이라는 마이 카오락에서 제법 실망을 한지라, 오히려 아랫급(?)인 더 샌즈나 센시마르, 라구나 같은 곳의 분위기가 나았던지라, 김원장 왈, 어쩌면 스몰 앤 럭셔리 내지는 디자인 호텔이니 부띠끄 호텔이니 하는 곳이 뜻밖에 우리 취향에 맞을지도 몰라, 해서 모노크롬을 비롯 소규모 리조트들 구경을 좀 했는데... 아무리 호텔이 비싸고 예쁘고 세련되고 고급스럽고 직원들이 잘 챙겨주고 그런다해도 역시 부지가 좁으니까 이래저래 답답하더라. 5성급이라고 해서 4성급보다 꼭 부지가 크다는 법은 없지만, 아무래도 많은 객실과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춰야 5성이 되는 만큼, 비례해서 수영장도 크고 땅 덩어리도 클 확률이 높지 않을까(물론 우리야 만실 5성보다야 텅빈 3성으로 갈테지만 ㅎ).

 

 <뜬금없지만 여기는 구경갔던 카사 드 라 플로라의 메인 수영장>


@ 로컬 VS 인터내셔널 브랜드

외국에서의 숙박일수에 비하면 '호텔'에서의 숙박일수는 정말 얼마 안 되는데, 하여간 그들간 분명 일장일단이 있지만, 비슷한 조건 하에서 굳이 택하라면 인터내셔널 브랜드를 고르겠다. 사실 그 동안 인터내셔널에 묵을 때면, 나쁘게 말하면 정형화된 직원들이 너무 닳고 닳은 듯 하여 그들을 대하는 마음이 썩 편치 않았는데, 동급의 로컬 브랜드에서 투숙하며 맘 먹고 비교해 보니, 이성은 분명 로컬 브랜드가 맘 편하고 정감간다 말하고 있지만, 어쩐지 감성은 그렇지 않더라. 특히나 내가 고급 호텔에 묵으며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기대한다면, 그럴 때는 인터내셔널 브랜드가 훨씬 유리한 것 같다.

이번에 우연히 독일계 브랜드 두 곳에서 투숙하게 되었는데, (극단적인 표현으로) 로컬이 무심하고 미국계가 오버라면 이 곳은 그 중간 어드메 같더라(아직 신생이라 그런건가). 같은 동양계라 그런지 단 한 번뿐인 경험이긴 하지만, 샹그릴라의 착착 감기는 인적 서비스가 기억에 남는데 그리고 보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지점은 독일계와 미국계 사이쯤? 같다. 그 둘 중 골라야 한다면, 음... 미국계. 난 속물이니까 ㅋㅋㅋ


130907 자체 업데이트


밀러샘의 카오락 여정을 계획해 보다가, 최근 르 메르디앙 카오락이 국내 모 여행사와 독점 계약을 맺은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 

거기가 과연 어딜까... 검색해 보니 일명 '르 메르디앙 카오락 공식 예약센터'라는 아래 사이트가 잡힌다. 

http://lemeridienkhaolak.dreaminus.co.kr/

여길까? 그리고 그 사이트 사이드바에서 마찬가지로 연계하여 들어가면 카오락 JW 메리어트 공식 예약센터, 라고도 하던데.

허탈한 클릭질 끝에 올 봄 작성된 오스틴님 블로그가 잡혔는데(http://blog.naver.com/austinwine/100186775183), 포스팅 내용 중 카오락 JW 메리어트 총괄 매니저 왈, 올 여름부터 한국인들에게 문을 활짝 열 것이라고 했단다. 


쩝. 끝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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