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 메리어트 카오락 리조트를 방문했을 때 우리 체크인 담당이었던 백인 남성 스테판이 내 예약을 확인하자마자 꺼낸 말이었다.


아마도 그건 내가 같은 등급, 같은 조건의 방을 작년에는 박당 4752밧을 지불했으나

올해는 박당 3080밧(정확히는 3079.2밧)만 지불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JW 메리어트 카오락 리조트의 딜럭스 풀 억세스룸 Deluxe Pool Access을 그 가격에 예약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메리어트 자체적으로 LNF라고 부르는, 최저 요금 보장 제도 덕분이었다. 

http://www.marriott.co.kr/hotel-prices/best-rate.mi (친절한 한글 설명)


이 규정에 따라 일단 메리어트 홈페이지와 같은 조건이지만 더 저렴한(기왕이면 내가 찾아낼 수 있는 수준에서 최고로 저렴할수록 유리) 가격을 내건 곳을 발견해 낸 뒤(나의 경우에는 호텔트래블 www.hoteltravel.com), 홈페이지에서 공식 정가(standard rates), 즉 박당 세전 6000밧에 묵고자 하는 4박을 예약했다(참고로 혹 시도해 보실 분들은 회원 가입 먼저 해 두시길 추천!).   

그랬더니 세금까지 모두 포함해서 4박에 28512밧이 나오더라(즉, 박당 7128밧 꼴. 허허허).


참고로 내가 같은 조건으로 찾아낸 보다 저렴한 가격은 세후 박당 약 3394밧으로 아래와 같다(보통 그렇듯 홈페이지 공식가의 반도 안 된다). 

하여간 홈페이지에서 저렇게 예약을 마친 뒤 바로 상기 링크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메리어트 LNF의 배상 요구서(https://www.marriott.co.kr/Channels/globalSites/look/SouthKorea/claimForm.mi)를 작성해 제출한다. 

제출이 완료되면 아래와 같은 확인 화면이 뜬다(참고로 호텔트래블의 경우 매일매일 환율에 따라 조금씩 가격 변동이 생긴다. 그래서 클레임을 건 시점에서는 약간 오른 가격인 13616.39밧으로 제출했다).


이후 24시간 이내 메리어트측에서 길고 긴 영문 -_-; 이메일을 보내주는데, 중요한 내용인즉


"...네가 알려준 사이트 들어가서 내가 직접 확인해 보니 네가 알려준 그 가격이 아니더라(앞서 밝혔듯 환율 등의 요인에 따라 가격 변동이 되므로). 하지만 꼭 그 가격이 아니어도 우리 메리어트 홈페이지 가격보다 싸긴 싸더라. 이에 약속대로 내가 네가 알려준 사이트에서 찾아낸 저렴한 가격으로 맞춰줌과 동시에 25% 추가 할인해서 네 예약을 재조정해줄께. 이따 확인해 보렴..."


뭐 이런 내용 비슷하게 보내준다. 얘 말대로 재조정된 예약 내역을 확인해 보니,



상기와 같이 세후 3080밧으로 팍, 깎여서 재조정되어 있음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오호! 이 메일을 받았을 때 얼마나 기쁘던지 ㅎㅎㅎ

(참고로 실제 체크아웃시에는 불우 어린이 돕기 기금인가가 박당 30밧씩 추가되어 청구되었다)


다른 거대 호텔 체인에서도 비슷한 최저가 보상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메리어트의 경우 추가 25% 할인이라는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어 그 중에서도 제일 마음에 든다. 


하여간 이러한 절차를 통해 내가 딜럭스 풀 억세스룸 Deluxe Pool Access을 세후 박당 3080밧에 예약해 온 사실을 알게 된 스테판이 내게 그렇게 말을 꺼낸 것이다.

"아시안들은 스마트해!"


뭐 듣기에 따라선 칭찬으로 들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말을 듣는 순간 가장 먼저 든 감정은 약간의 부끄러움이었다. 아, 나 말고도 이런 사람들이 제법 있는 모양이구나.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아시안(아마도 동북아, 그리고 아마도 싱가포르나 홍콩, 일본과 한국으로 그 범위가 또 줄어들)인 모양이구나(물론 아줌마 특유의 감성으로 그 부끄러움은 곧 뻔뻔함으로 바뀌고 말았지만 ㅎㅎ). 


조용한 방을 몇 번이고 강조한 덕분에,

스테판이 고민 끝에 우리에게 배정해 준 방은 가장 북쪽동, 즉 1동의 가장 끝 방인 1031호였다. 


# 참고로 3, 4, 5번 동은 키즈풀을 감싸고 있으며 작년에 우리는 4번 동에 묵었더랬다(물론 그 때는 투숙객이 워낙 없어서 아무 상관없었지만).


조용함을 놓고 보자면 1031호의 입지는 그야말로 김원장에겐 더없이 완벽했던터라 김원장 왈 다시 온다면 그 때는 1031호를 지정해서 와야겠다고 할 정도였는데, 하여간 그래서 로비에서 가장 먼 방 중 하나인 이 방까지 스테판이 직접 안내해 주는 동안 함께 걷는 시간이 제법 길었더랬다. 때문에 얼굴은 내 반 정도 크기 밖에 안 되는 것 같은데 눈 코는 내 것보다 두 배는 커 보이고 키는 나보다 30 cm는 클 듯 보이던(그래서인지 마치 타조 비슷한 이미지 ^^;) 스테판의 직업상의 수다를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서로 이런 저런 입에 발린 말들을 나누는 가운데,


스테판 : 여기에 머무른 다음에는 어디로 가삼?

나 : 르 메르디앙 갈거야.

스테판 : 아니 여기가 더 좋은데 여길 두고 왜 거기로 가삼?

나 :  !@#$%^&  (딱히 무어라 할 말을 잃음 -_-;)


아시안들은 스마트해! 에 이은 연타석 홈런을 얻어맞은 나, 아, 이 일을 어쩌지? 쭈뼛쭈뼛.


나 : 그건 그렇고 넌 어느 나라 사람이니?

스테판 : 네덜란드에서 왔어.

나 : 응? 네덜란드라고 했니? 홀란드 말이야?

스테판 : (반가워하며) 응!!!

나 : 오, 이런! 유로 2012 결과 어쩌니!

스테판 : !@#$%^&


아싸, 멍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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