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페이지 : www.verandaresortandspa.com/verandachiangmai/index.html


리조트의 정식 명칭은 Veranda Chiang Mai : The High Resort

구글 지도로 검색해 보았을 때와는 달리 실제로는 리조트 맞은 편에 반퐁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었다.  


@ 예약 : www.thaihotelbank.com 에서 Valley Deluxe 박당 3100밧에 3박 결제


@ 전 숙소에서의 이동 방법 : https://sites.google.com/site/sertschiangmaitaxiservice/ 의 Sert 아저씨에게 미리 메일을 보내 예약. 

치앙마이 택시 드라이버 정보가 없어 인터넷 서핑 중 우연히 알게 된 웹사이트인데 어쨌거나 베란다 리조트 측에서 제공하는 픽업 서비스보다는 많이 저렴해서 시도. 치앙마이 시내(우리의 경우는 타패 플레이스 호텔) to 베란다 리조트 600밧.

(참고로 리조트측에 사전 이메일로 문의해보니 리조트-공항은 900밧, 리조트-시내는 1000밧을 불렀다)

아저씨 이메일 주소에 72가 들어가서 72년생 아저씨일거라 예상하고 있었는데 으하하, 택시 번호판에 달랑 두 자리 72 라고 적혀 있다니.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치앙마이에서의 대중 교통 수단으로서의 택시는 (우리 같이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시내에서 이용하기에는 여러 면에서 아직 많이 부족한 편. 


아저씨는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 정도로 보이시고 이메일 확인도 잘 하시고 홈페이지 소개처럼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시고(우리가 못 알아들어서 그렇지) 친절하시고 약속 시간 잘 지키심.  



@ 체크인 : 경비가 지키고 있는 1차 입구를 지나 작은 언덕을 올라 택시에서 내리자 2차 입구에 있던 아저씨가 우리 트렁크를 받아주고 우리는 몸만 달랑 체크인 카운터로 이동. 제법 큰 네모 중정이 있는 공간을 빙글 돌아 들어섰을 때 갑자기 눈에 확 들어오는 초록빛이 충분히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로비. 자연친화적인 레몬 그라스 빨대가 무척 마음에 드는 웰컴 드링크. 이후 체크인 절차를 담당했던 언니의 에스코트로(물론 실제로는 나보다 어리지만) 다시 버기를 타는 곳까지 이동. 버기에는 이미 우리 트렁크가 실려 있었고 붕붕 달려 룸에 도착. 룸에 대한 안내는 버기 운전사 겸 짐꾼 청년이 담당. 


참, (출력해간 바우처에 기입되어 있듯) 언니가 필요하시다면 오후 4시까지 Late Check out도 가능하세요, 했는데 우리는 해당 사항 없어서 노땡큐했다. 



@ 룸 컨디션 : 매년 결혼 10주년인 우리(이러다 어느 순간 결혼 20주년으로 확 건너 뛴 뒤 또 그렇게 몇 년 우려 먹겠지). 

하여간 그런 연유로 침대 꽃장식 + 욕조에 꽃잎 동동 (김원장은 투덜거렸지, 야, 너 또 10주년 신청 했구나. 꽃잎 좀 치워라). 

무엇보다 놀라울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큰 침대(굴러도 굴러도 김원장을 안 만나), 욕조, 그리고 베란다. 

처음에는 아니 뭐 이렇게 거대하게 만들었나 싶었는데 막상 사용해 보니까 와, 저 세가지 모두 크니까 정말 좋구나 싶더라.     

(심지어 데이베드도 크고 드레스룸이라고 해야하나, 그 곳마저 크다)

이 리조트가 뭔 디자인 상을 받았다고 했었나, 하여간 객실내 독특한 미닫이 구조로 투숙객의 취향에 따라 욕실/객실을 분리해서도 원룸처럼도 사용할 수 있다. 디자이너의 의도대로 이 공간이 참신한 건 알겠는데 익숙치 않아서 그런가, 어찌 구조가 실사용에는 약간 어색하게 느껴진다. 이외 굳이 사소한 단점을 들자면 세면대 전면에 거울이 없다던가, 세면대의 하나 뿐인 냉온수 조절 레버가 한 방향으로만 움직여서 온수는 무조건 콸콸콸 수량으로 써야 한다거나, 다른 숙소와는 달리 비누가 없다는 점이 아무래도 좀 불편한 반면, 실내용 외 실외용 슬리퍼까지 제공해 주는 점은 눈에 띄는 투 플러스. 



환영 과일로 뭐가 나왔었지? 하며 사진을 뒤적거리니 아래와 같은 사진이. 오, 일단 바나나는 보이는구나(또 뭔 과일이 있었던 것도 같은데). 김원장이 먹고 있는 것은 우리가 베란다 리조트 들어가서 먹어야지, 하며 치앙마이 시내를 떠나오기 직전 치앙마이 한식당 코리아 하우스에 들러 포장해 온 것들.



바로 김치전과 김밥(이외 김치찌개와 김치도 사왔는데 그건 저녁 식사로 먹었다)



저녁때는 턴다운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어쩌다 보니 항상 그 시간에 방에 머물고 있었다. 굿 나잇 카드와 매일 바뀌던 작은 먹거리 선물들. 



인터넷 : 베란다 리조트 전역에서 무료 와이파이


조식 : 상기 첨부한 지도상 3번, 별도로 마련된 건물동 꼭대기층 the higher room restaurant에서 진행된다. 



선배 투숙객들의 평에 따르면 베란다 리조트에 대한 단점으로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리조트 수준 대비 부실한 조식인데, 베란다 리조트가 이번 여행의 첫 고급 숙소였던 우리로서는 전혀 그렇게 느끼질 못했다. 오히려 이 정도면 딱 좋아, 있을 건 다 있잖아, 대체 뭐가 더 필요하다는거야? 하여간 다 먹지도 못 할 거면서 욕심들 하고는... 이라고 생각했었지. 그러나 이 생각은 내가 바로 다음 숙소인 샹그리라 호텔 조식을 먹어보기 전까지만 지속되고 말았다는 슬픈 전설. ㅋㅋㅋ  



우리는 그 날 그 날 꼴리는대로 기분에 따라 실내에도 앉고 실외에도 앉았는데, 실외 박스석에 앉으면 아래와 같은 뷰와 함께 식사가 가능하다.



@ 수영장 : 아주 크지는 않지만(그래도 홈페이지 사진으로는 크기 가늠이 안 되어서 코딱지만할까봐 걱정했었는데 그 예상보다는 훨씬 컸다)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느긋하게 황제 수영을 즐겼던 수영장. 아마 베란다 리조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시설이 아닐까. 조식당 바로 앞으로, 즉 건물 꼭대기에 인피니티 형식으로 마련된 베란다 리조트의 수영장은 바닷가 리조트에서 접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환경을 제공해 준다. 항상 방콕보다는 5도 정도 낮다는 치앙마이에서도 다시 산속으로 올라 들어온 터라 그런지 처음 물에 들어갈 때마다 앗, 차거! 외쳤다는. 



기타 : 오전 10시 30분 님만해민으로(오후 2시 귀환), 오후 7시 나이트 바자르까지(오후 10시 귀환) 하루 2회 무료 셔틀을 운영한다. 하여 치앙마이 공항에 이른 시간대 도착한다면, 공항에서 곧장 베란다 리조트로 택시타고 와서(아마도 600밧이면 될 것이다) 지내면서 정 심심하다면 낮에는 님만해민으로, 저녁에는 나이트 바자르로 나다니는걸 추천한다. 


베란다 리조트에는 왜 이리 인력을 많이 쓰나 싶을 정도로 정원을 가꾸는 분들이 많다. 이 역시 나중에 판 비만 리조트에 가서야 알았다. 제대로 된 가드닝에는 손이 무지 많이 간다는 것을. 

우리가 묵은 저렴(?)한 동 앞에는 차(tea)밭 뷰가 펼쳐지고 비싼 동 앞으로는 논뷰다. 차밭이든 논이든 수많은 벌레(기는 놈부터 나는 놈까지)와 먹이 사슬에 따른 도마뱀+개구리(혹은 맹꽁이거나 두꺼비일지도. 여하튼 흔히 보이는 아주 쬐만한 놈들 말고 무지 거대한 놈도 사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어항에 넣어놓고 히터+여과기 틀어줘가며 금이야 옥이야 기르는 열대어 구피가 무슨 송사리처럼 넘쳐나는 곳으로, 요즘이 무슨 대번식기라도 되는 양, 해가 뜨면 벌레들의, 달이 뜨면 양서류들의 짝짓기를 위한 노력이 필사적이다. 말하자면, 야, 여긴 정말 숲 속답구나, 수준을 넘어선, 때로는 소음 수준으로 시끄럽게 느껴질 정도라는 얘기다. 그래도 인간이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어서 그런가, 김원장이 얘네들한테는 관대하더라.  

   


베란다 리조트의 규모는 우리 기준으로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전체 객실 수가 70 여개 정도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아기자기란 말도 썩 어울리진 않는다. 정원은 자연 친화적으로 매우 아름다웠지만 큼지막한 객실은 매우 모던하고도 스타일리쉬했다. 아래 사진은 라이브러리 옆인데, 저 그네 침대, 맘에 들었다.  



우리가 베란다 리조트에 머물렀던 기간은 마침 근방에서 몇 달간 열렸던 Royal Flora라는 화려한 꽃 축제가 막 끝나가는 시점이었다(당시 베란다 리조트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꽃 축제 연계 프로모션도 하고 있었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이 축제를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 끝내 결정을 못 내리고 왔는데(무엇보다 돌아다니기에는 너무 더울 것 같았다) 어느 날 아침, 조식을 먹고 있는데 좀 높아 보이는 아저씨가 우리에게 다가와서 로얄 플로라 무료 입장권이라면서 가 보라고 줬다. 가는 방법은 리셉션에 가서 상담해 보라면서. 워낙 인당 200밧인가 입장료가 있다고 들었는데 티켓을 살펴보니 현지에는 이런 무료 입장권이 얼마간 뿌려진 모양이었다. 여하튼 무료 입장권이 생겼으니 한층 솔깃해지는 것이 인지상정. 게다가 리셉션에 가서 교통편에 대해 물어보니 행사장이 리조트에서 가까우니 10시 30분 시내로 나가는 무료 셔틀을 타면 가는 길에 내려주겠다는, 공짜라면 사족을 못 쓰는 내게 달콤한 제안을 해오는 것이다. 얼른 김원장에게 이 소식을 전하니 김원장은 안 가겠다네. 리조트에 머무는게 더 좋다면서. 

 


@ 체크아웃 : 트렁크를 끌고 가기가 어정쩡한(?) 도로 사정인지라 아저씨를 불렀다(본의 아니게 또 우아해지겠구나). 아저씨가 나랑 같이 버기 타고 갈래? 했지만 우리는 당연히 정원을 가로 질러 걷는 길을 택했다. 우리의 다음 숙소는 샹그리라 호텔이었는데 치앙마이 외곽에 위치하고 있는 베란다 리조트에서 샹그리라 호텔이 있는 시내까지의 교통비를 아끼고자 10시 30분 무료 셔틀(하루 전날 미리 예약했다)을 타고 시내 님만해민까지 이동, 그 곳에서 택시를 타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더랬다. 

혹시나 해서 여유를 두고 나왔는데 체크아웃은 별 다른 절차 없이 너무나 빠르게 후다닥 이루어졌다. 어라, 체크인시 디파짓 요구도 따로 안 했었던 것 같은데? 김원장은 우리가 트렁크 픽업을 요청하는 순간, 방 체크를 할 직원을 함께 보내 우리 방 근처 어딘가에 몰래 숨겨놓았다가, 우리가 방을 떠나자마자 얼른 들어와 체크한게 아니냐는 이론까지 펼칠 정도였으니까.    



@ 총평 : 베란다 리조트는 나름의 장점이 많은 곳이다. 바닷가 리조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산 속 리조트만의 분위기가 물씬 나면서도 치앙마이 시내와 아주 멀지도 않고, (비록 하루 두 번 뿐이지만) 무료 셔틀도 있고, 작은 마을 맞은 편이라 적막강산 산중에 나홀로 있는 것도 아니고(작은 가게가 몇 개 있다), 객실 수준 훌륭하고, 수영장 멋지고, 직원들 순박하니 친절하고, 등등등. 허니문용으로도 충분히 커버될 만한 숙소라고 생각한다.


반면 우리는 잘 몰랐으나 선배 투숙객들이 지적한 단점들 중 기억나는 3가지는 조식의 다양성이 딸리고, 비누가 없고(리조트에 컴플레인하면 비치된 샤워젤이던가 뭐 그런 걸 쓰면 되지 않냐고 한더더라), 잘 때 출입구 외부 조명이 꺼지지 않아 완벽한 빛 차단이 어려웠다고 하던데, 이건 객실내 미닫이 문을 모두 닫아 버리는 것으로 쉽게 해결된다. 


그저 우리 부부에게 중요한 것은,

베란다 리조트의 이름 그대로, 객실에 딸린 베란다에서 보내는 시간이 정말 좋.았.다.는 것,

그리고 투덜이 김원장이 베란다 리조트라면 다시 가보고 싶어한다는 것, 요 두 개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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