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페이는... 생각보다 매우 더웠다. 떠나기 전 도서관에서 가이드북 몇 권을 빌려 나름 탐독하면서 짧은 일정 동안 어디를 어떻게 다녀오면 잘 다녀왔다고 소문이 날까...를 고민했던 나날들이 다 쓸데 없는 짓이었구나 느껴질 만큼.

타이페이에 3일을 머무는 동안 한낮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하고 아침 저녁으로만 나다녔으며 그런 한계로 인해 타이페이를 벗어나보지도 못했는데, 타이페이 시내에서 야시장 말고는 딱히 보고 싶었던 것이 없었던 개인적 취향으로 인해 한편으로는 아깝고 답답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이 날씨에 온천을 갈 계획까지 했었다니 뭥미 -_-;). 혹 다음에 다시 가게 된다면 그 땐 좀 선선할 때 가야겠다는 다짐을 거듭하며 올리는 짧은 포스팅 하나.

 

대만에서 하룻밤 자고 난 뒤, 날이 그렇게 더울거라 생각도 못 하고 한낮에 대만의 명동이라는 시먼딩에 놀러 나왔다가 무슨 귀신이 들렸는지 어쩐지 걸어가도 좋을 듯하여 찾아가 본 롱산쓰(용산사). 제대로 된 지도도 없었지, 그래서 처음엔 방향도 잘 못 잡았지, 날은 무진장 덥지,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한참 멀었지, 막상 앞에 도착하자 김원장이 더위에 지쳐서 더 이상 이 땡볕 아래 못 있겠다고 하지(결국 바로 앞 지하 지하철역으로 일단 대피했다가 한숨 돌리고 난 뒤 다시 재도전)... 하마터면 눈 앞에 두고도 아예 못 가 볼 뻔. 

 

 

관련 동영상 : http://blog.daum.net/worldtravel/13689795

                   http://blog.daum.net/worldtravel/13689796

롱산쓰에 대해 더 궁금하시다면, 대륙엠님! 도와주세요~ http://blog.daum.net/choinm/16484167

 

<그 날 저녁 시먼딩에 또 놀러 나가는 길>

 

<타이페이의 넘치는 스쿠터. 혹자의 말로는 대만 인구 두 명당 한 대 꼴이라고>

 

<익일 오전, 단수이 놀러 가는 길>

 

<타이페이 MRT의 쩍벌남>

 

<일단 주변 지도부터 찰칵 찍어 확보해 두고. 음음음... 이렇게 저렇게 돌아볼 계획을 세우고>

단수이 리버의 시원한 강바람이 어쩌구 저쩌구, 배를 타고 나가면 즐겁고 어쩌구 해도 결국 시장 구경이 제일 좋았음. ^^;

 

<이 곳에서 조금만 나아가면 남중국해라던가. 남중국해보다 어쩐지 남지나해가 더 익숙해>

 

<단수이 동네를 싸돌아다니다 우연히 발견한 타이페이 개원가의 한 진료 시간표.

보자마자 "야, 대만도 총액계약제 실시하고 개원의들 엄청 폐업했다더니 토요일도 야간 진료하나봐"

날이 더워서 그런건지 파격적인 점심시간은 뒤늦게 발견 ㅎ>

 

<이 날 오후에 슬쩍 지나쳤던 국립 음악당.

맞은 편(사진 찍는 나의 바로 왼편에 있어 사진상 보이진 않지만)엔 국립 극장.

우리나라 예술의 전당 생각이 잠깐>

 

<중정기념관=장개석기념관>

 

나는 이런데 별 관심이 없어서 ^^; (한 때는 이런데 관심이 무지 많은 줄로... 스스로 속고 있었음 -_-;)

대륙엠님! 또 도와주세요~ http://blog.daum.net/choinm/16484146

 

 

사진 속의 이 작은 사원은 우리가 묵었던 숙소 근처에 있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지나치곤 했다. 용산사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지만 타이페이를 돌아다니다 보면 자연스레 이들의 기복 신앙을 엿볼 수 있는데, 낮에는 신도들이 찾아와 진중히 공양을 하고 기도를 드리다가도 밤이 되면 이처럼 동네 아주머님들이 몰려나와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곤 하는 모습이 내게는 다소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짧은 체류이긴 했지만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매우 많으면서도(게다가 거의 똑같은 얼굴을 하고) 보다 실리적으로(김원장 말로는 다소 지나칠 정도로 실리적 ㅋㅋ) 살아가는 듯 보이는 대만인들이 매우 인상 깊었다(게다가 유교 사상이 중국->한국->일본 순으로 흘러 들어갔으며 대만이 중국계라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더욱. 물론 현재 저 동북아 3국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유교 사상이 남다르긴 하지만 -_-; 이 부분은 여행기와는 관련도 없는데 너무 말이 길어질 것 같아서 패스). 누구 말대로 대만은 우리나라에 대해 이런저런 감정이 많은데 비해, 정작 우리는 가까운 대만에 별 관심이 없(었)다는 게(아마도 대만의 경제력이 처지기 시작하면서 그만큼 우리나라 언론에서 덜 취급한 탓도 있지 않을까) 실감 나기도 했고... 대만의 일본에 대한 사랑(?)은 좀 신기하기까지 ^^ 

 

하여간 그동안 대만 상공을 지나칠 때마다, 저 땅에는 누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궁금한 적이 많았는데, 이번 기회에 궁금했던 상당 부분을 직접 내 두 눈으로 확인하고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다(내 경우 이번 방문국 세 국가 중에 대만만이 유일하게 처음 가보는 나라여서 더욱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평소 엄마의 지론대로 집 떠나면 고생이고 세계 유수의 관광지는 오히려 TV를 통해 보는게 더 자세하고 전문적인 설명과 함께 접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역시 수 백장의 사진과 몇 권의 책과 몇 편의 영상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그 무언가가 "여행"에는 분명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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