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장의 몇 안 되는(그래서 내가 귀히 여기기까지하는) 취미(?) 가운데 하나가 bird watching인지라

싱가포르 방문을 계획하면서 다른 건 몰라도 주롱 새 공원(http://www.birdpark.com.sg/) 만큼은 꼭 데리고 가야지, 했었다.  

 

워낙은 새벽 같이 일어나서 호텔 조식 챙겨 먹고 아침 일찍 공원 문 열자마자 일등으로 들어가야지, 했었으나 놀러와서 그게 뭐 뜻대로 되나.

저절로 눈 떠질 때까지 늘어지게 잤고 밥도 느긋하게 배불리 먹고 나서야 길을 나섰다.

 

"싱가포르=매우 작은 도시 국가"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서 그런가, MRT 갈아타고 또 버스 타고 주롱 새 공원까지 가는 길이 은근 길게 느껴졌는데(실제 전날 도착한 공항과 주롱 새 공원은 싱가포르 전 국토를 놓고 볼 때 거의 양 극단에 위치), 그 시간 동안 자연스레 싱가포르의 이모저모를 둘러볼 수 있어 은근 좋았다(역시나 막강 GDP와는 잘 매치가 안 될 정도로 소박해 보이는 삶).   

 

# 가는 방법 : 검색하면 자세히 나오니까 우리가 이용한 경로만 간단하게 밝히자면, MRT 보라색선이 지나가는 클락키 역에서 MRT를 타고 두 정거장을 간 뒤 녹색선으로 갈아타 분 레이(Boon Lay)역까지 갔다. 분 레이 역 하차후 사람들이 많이 몰려가는 방향으로 따라가니 바로 시내버스 터미널(Boon Lay Interchange)과 연결됐는데, 그 곳에서 194번 버스를 타면 대략 10분 후 주롱 새 공원 앞에 하차한다(1.2 SGD/인). 194번은 순환형 버스이기 때문에 돌아올 때도 내린 자리에서 다시 194번을 타면 된다(http://www.sbstransit.com.sg/index.aspx).

더운 나라라서 그런가, 시내버스 터미널 실내 승강장에서 곧장 버스로 올라타게끔 만들어 놓은 시스템이 신기했음.  

 

<예쁜 입장권(18 SGD/인)과 함께 딸려온 리테일 바우처. 입장권 구입시 친절한 매표소 직원이 국적을 확인하더니 한국어 안내문도 줬다>

 

계획보다 한참 늦게 오긴 했지만 다행히 내가 주롱 새 공원의 하이라이트로 꼽는 Birds n Buddies Show는 아직 시작 전이어서 좋은 자리 골라 잡고 관람할 수 있었다.

 

 

쇼 중간 진행 요원이 관람객들의 국적을 잠시 확인했는데 정말 다양한 나라에서 왔더라. 한국 패키지팀도 제법 보였는데 (이 날만 그럴까마는) 특히나 인도인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월등하게 많았다. 우리 바로 뒤에는 한국에서 온 초등학교 고학년생으로 보이는 남자 아이들 몇이 주르륵 앉았는데(보아하니 영어 캠프 따위로 온 건지 부모님들은 안 계시고) 쇼 내내 ㅆ 들어가는 욕을 해싸서 정말 한 마디 해 줄까 하다 참았다. 김원장 왈 정작 쟤네는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지껄여 대는거니 그냥 냅두라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국가 망신이 따로 없다.  

 

 

하여간 Birds n Buddies Show는 다시 봐도 정말 대단. 싱가포르의 뛰어난 아이디어와 상술에 그저 감탄사만 나올 뿐. 

관람을 마친 뒤에는 평소 김원장 스타일에 따라 모노레일 안 타고 T_T 순전히 걸어서 공원 한 바퀴.

 

 

 

 

 

 

 

 

 

땀이 줄줄 흐르도록 더운 날씨만 아니었으면 한 두 시간은 더 있었을텐데... 공원 내를 걷다보니 한낮에 이렇게 더워지기 전, 역시나 아침 일찍 왔었어야 하는건데 하는 후회가 밀려들었다(김원장은 공원 내 자판기 음료 가격이 상당하다며 나가서 먹어야겠다고 하질 않나). 이제와 후회한들 어쩌리. 그래도 무엇보다 김원장이 좋아하는 bird watching을 간만에 신나게 했다는데 자체적으로 큰 의의를 두고 후퇴하기로 했다.

 

<김원장 어린이는 오늘 주롱 새 공원에서 피곤할 만큼 잘 놀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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