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7일, 7이 세 번 겹치는 날, 오늘 운수 대통이려나(실제로 이 날 완전 코끼리 대박이 났다).

 

오늘은 짐바브웨의 빅토리아 폴스를 떠나 다시 보츠와나의 카사네로 돌아가는 날. 카사네... 그 곳에 바로 아프리카의 여느 사파리 지역보다도 코끼리가 많기로 유명한 초베 국립공원이 있다.   

 

<출처 http://www.e-gnu.com/maps/victoria_falls_map.html>

 

이미 지난 여행기에 소개한 바 있지만, 짐바브웨의 빅토리아 폴스에서 다시 보츠와나의 카사네 방면으로 넘어오려면, Matetsi game reserve(http://www.eyesonafrica.net/african-safari-zimbabwe/zimbabwe-safari.htm)와 Victoria falls national park를 모두 지나게 된다. 처음 그 지역을 지나면서 이미 African wild dogs을 조우하기도 했는데, 오늘 역시 국경을 잇는 도로 위, 그 정체가 확연한 -_-; 커다란 배설물 덩어리들이 여기저기 보이는가 싶더니, 여지없이 그 범인들이 모습을 쓰윽 드러낸다. 그것도 떼로! 

 

 

 

이들을 발견한 우리는 당연 얼른 차를 세웠는데, 이들은 우리를 힐끔 보는 듯 하더니만 자동차가 옆에 있거나 말거나 우리의 오른편에서부터 도로를 가로질러 왼편으로 한 마리씩 한 마리씩 이동을 계속한다. 흠... 너희가 그런 식으로 도도하게 나온다면, ^^; 조금 더 가까이 접근해 볼까?

 

 

 

 

 

하나, 둘, 셋... 헤아려보니 작은 아기 코끼리까지 열마리도 넘는 제법 큰 그룹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 곳은 차들이 씽씽 달리는 곳인데 - 뭐, 그렇다고 차가 절대 자주 다니는 건 아니지만 - 별로 개의치 않고 이동하고 먹이를 찾아 먹는 그들의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면서 생각한다.

 

'이거이거.. 공짜로 이렇게 코끼리 사파리를 잘 하는데.. 굳이 초베를 또 찾아갈 이유가 있을까?' -_-;

 

코끼리들을 지겹도록 살펴보다가(우리가 이러는 동안 차는 한 대도 안 지나가고 -_-;) 다시 차를 몰아 국경으로 향한다. 아프리카에서 며칠 보냈다고 이젠 저렇게 펄떡펄떡 멋지게 뛰어가는 근사한 영양류들도 눈에 안 들어오고, 이처럼 빠르게 달리는 차를 대하는 태도가 다소 건방지다고 생각하는 Hornbill류도 눈에 안 들어온다. 게다가 기대했던 방문지로는 마지막이었던 빅토리아 폭포 관광까지 모두 마친 지금, 이번 남아프리카 여행이 이제 다 끝났구나, 싶기까지 하다. 그래, 이젠 다 끝났구나, 이렇게 끝냈구나...

 

국경을 다시 넘고,

카사네에 들러 맘에 드는 방을 잡고,

오후의 초베 크루즈 사파리를 예약하고,

가이드북에서 추천하는 - 이 동네가 워낙 작아 추천하는 식당도 The Old House, 오직 달랑 이 곳 한 곳 뿐이긴 했지만 - 식당을 찾아가 추천 메뉴를 즐긴다(입구에서 반가이 맞아주는 사람이 뜻밖에도 동양여성이라 놀랐는데 메뉴에 보니 Korean style sizzling이 있다. 그렇담 혹시 그 분이 한국분이셨을까? 비록 이름난 관광지이긴 하지만 보츠와나에서도 구석이라면 구석인 카사네의 한 로컬 식당에서 일을 하고 계시는 분이라니!).

 

 

마침 식당 내 위성 TV에서는 남아공 럭비팀의 경기가 한창 중계 중인지라, 카사네에 놀러와있는 모든 남아공 남성들은 여기 다 모여있는 듯 싶다. 여행지에 와서도 스포츠에 잔뜩 열을 올리는 남성들을 전적으로 이해하긴 좀 어려운 일이지만 ^^; 

 

초베 크루즈 사파리 시간에 맞춰 찾은 '초베 사파리 롯지(Chobe Safari Logde)'의 뒷마당, 작고 귀여운 원숭이들이 자연스레 수없이 뛰어노는 선착장 앞에 하나 둘씩 오늘의 승객들이 모여든다.

 

 

이 곳에서 승객 명단을 재확인하고 정박되어있는 서너 종류 크기의 배 중 각기 배정받은 배로 오르게 된다. 우리에게 배정된 배는 이 중에서도 가장 큰 배로 약 30명 정도 승선한 것 같다. 흠, 또 유일무이한 동양인팀이군(우리 외 유색인종으로 흑인팀이 하나 더 있지만). 사실 배에 올라타기 전까지는 이런저런 이유로 별 기대도 없이 다소 밋밋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막상 배가 선착장을 뒤로 하고 천천히 강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하니 예전 우간다 머치손에서의 크루즈 경험이 생각나면서 다시 모락모락 기대감이 피어 오른다. 때 마침 선장 및 몇 승무원을 비롯, 함께 올라탄 가이드가 독특한 영어 발음으로 본인 소개에 연이어 승객들에게 초베 국립공원에 대한 개관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자, 그럼 어디 느긋하게 초베 구경 좀 해 볼까?

  

<우리가 탄 배의 반 정도 밖에 안 되는 크기의 작은 배. 우리 배에 있는 차양이나 cash bar, 화장실 등이 없어 불편할 수 있겠지만 대신 그만큼 가까이 접근해서 동물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처음 우리를 맞은 초베의 여러 구성원 중 하나>

 

<뱀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악어도 아닌 것이. 무슨 왕도마뱀류라고 한 것 같은데 또 다시 치매가 ^^;>

 

 

 

<아무래도 크루즈 사파리를 하다보니 육지에서 게임 드라이브를 하는 것보다 물과 친하게 지내는 동물들을 훨씬 많이 보게 된다>

 

 

<우리 배가 속도를 줄여 아주 천천히 다가가긴 했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입을 벌린 채 한 치도 안 움직일 수 있다니. 내가 이 놈이 태엽 감는 악어 인형일지도 모른다 음모론을 폈던>

 

 

 

그리고 드디어 초베를 유명하게 만드는데 있어 일등 공신인 코끼리떼 발견!

 

 

 

 

세상에 안 귀여운 아기 동물은 없다지만, 아기 코끼리도 그 상위권에 랭크되지 않을까 싶다. 

 

 

그야말로 하루종일 온동네방네 코끼리의 향연일세~ 

 

 

코끼리와 마찬가지로 단체 생활을 하는 하마. 보통의 한 무리는 한 마리의 수컷에 여러마리의 암컷과 그 새끼들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간혹 무리에 속해있지 않고 따로 떨어져 혼자 지내는 하마를 볼 수 있는데, 이들은 세력다툼에서 밀려난 수컷 하마라고 한다. 다시 말해 예전엔 부러울 것 없는 한 무리의 우두머리였지만, 이젠 젊고 힘센 다른 수컷에게 상처를 입고 쫓겨난 신세라는 것. 그 말을 듣고나서인지 그런 수컷은 유달리 외로워보였다. 실제 그 하마도 외롭다고 느낄런지는 미지수지만.  

 

 

크루즈는 약 3시간에 걸쳐 이루어지는데, 워낙 기대를 안한 탓도 있겠지만, 기대 이상이었다. 물론 2시간이 넘어가자 모든 사파리가 그렇듯 - 심지어 사파리가 처음인 사람들마저 - 여러 야생동물들을 보는 일도 조금은 지루해지긴 했다만. ^^; 

 

동물들의 세계를 떠나 다시 사람들의 세계로 돌아오는 길, 아름다운 너마저 없었다면 더욱 지루했겠지.  

 

 

 

 

# 짐바브웨 -> 보츠와나 출입국 with 차 (Kazungula border)

 

@ 짐바브웨 출국 : 역시나 간단히 도장 받고 통과

 

@ 보츠와나 입국 : 우선 자동차와 승객 모두 검역과 관련된 약제가 들어있는 액체에 바퀴와 발 모두 담궈야 한다. 이후 입국 사무소에서 입국 도장을 받고,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자동차와 관련하여 short-term permit과 road safety levy fee를 내야했는데, 이 중 지난 번에 발급받았던 road safety levy fee의 유효기간이 2007년 12월 31일까지였기 때문에, 지난 영수증을 보여주고 이번엔 short-term permit에 해당하는 40P만 지불했다. 우리처럼 차를 끌고 단기간에 왔다 갔다 하게 된다면 영수증을 챙겨둘 것.

 

@ 참고로 우리가 남아공에서 보츠와나 비자를 신청할 때 복수 비자로 받아두었기 때문에 이번 재입국시 비자에 관해서는 아무 문제없이 통과했다.

 

# 드라이브

 

주행거리 : 105Km

 

# 환전

 

카사네 시내의 Waterfront mall에 있는 First National Bank에서 150USD=903.61P로 환전. 이 중 27.12P를 수수료로 제한 뒤 876.45P를 수령했으니 실제로는 대략 1USD=5.84P인 셈.

 

환전 중 은행에서 나눈 대화를 잠시 소개해 보자면,

 

- 혹시 우리나라의 뿔라가 무슨 뜻인 줄 알아요?

- 비(rain)라고 들었어요.

- 오, 잘 알고 있네요. 그럼 thebe는요? (1 P = 100 thebe)

- raindrops요 ^^

 

아저씨가 물어보지 않았어도 아프리카의 이 나라에서 참 의미심장한 뜻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 초베 국립공원 액티비티 요금

 

<원본이 필요하신 분은 연락 바람>

 

초베 국립공원에서도 다른 사파리 지역과 마찬가지로 차를 타고 하는 게임 드라이브(사파리)가 가능하지만, 이 곳을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이 지역의 특성상 자동차 사파리보다는, 배를 타고 하는 사파리 크루즈를 더 즐긴다. 가격은 3시간 짜리 Game drive의 경우(최소 2인 이상 가능. 오전 6시, 10시, 오후 3시 출발) 1인당 127P(국립공원 입장료 70P 불포함), 마찬가지로 3시간 짜리 Boat cruise의 경우(최소 8인 이상 가능. 매일 오후 3시 출발) 1인당 110P(역시 국립공원 입장료 불포함)이다. 만약 오전에 게임 드라이브를 하고 당일 오후 보트 크루즈를 한다면, 입장료는 한 번만 지불해도 된다. 미화나 유로 등으로 지불할 수 있지만 당연히 보츠와나 뿔라로 지불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2007년 7월 현재, 비수기(?)라서인지 카사네의 모든 숙소에서 대행해준다던 초베 크루즈는 개인이 직접 카사네의 초베 사파리 롯지(http://www.chobesafarilodge.com/index.html)로 찾아가 신청해야 한다고 해서 우리는 그런 절차를 밟았는데(초베 사파리 롯지 입구의 데스크를 통과, 왼편으로 돌아가면 액티비티를 주관하는 사무실이 있다), 막상 배를 타보니 초베 사파리 롯지에 정박되어 있던 배들의 수보다 많은 배들이 어디선가 짠, 하고 나타났다. 이 동네 고급 리조트들 모두 이 시간에 각자 자신들의 배를 띄우는 것일까?

 

# 숙소

 

며칠 전 카사네에 처음 들렀을 때 찾았던 세두두 게스트하우스(Sedudu GH)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기억이 있어 Liya Guest Lodge의 더블룸을 구했다(352P/1박).

 

카사네 시내 초입부터 등장하는 입간판을 따라 이동하면 찾을 수 있다. 카사네의 작은 시내에선 언덕쪽. 주소는 아래와 같다.

 

P.O. Box 212, Kasane

Tel : 6252376 / Fax : 6251450

Email : liyaglo@botsnet.bw

 

가족이 운영하는 롯지로 방은 몇 개 없으나 식구들이 친절하고 당연히 가족적으로 대해준다. 

 

@ (3번) 방 : 더블 침대. 화장실에 비해 다소 답답한 방 크기. TV, 히터

@ 화장실 : ensuite, 온수 잘 나오는 샤워기(방 사양에 따라 ensuite가 아닌 방도 있다)

@ 경쟁 상대(?)인 세두두 게스트하우스의 화장실 불포함 더블룸이 291P 정도 였는데 그 곳에 비한다면 이 곳이 더욱 만족스럽다(옆 방과의 방음이 잘 안 되는 점은 제외하고 ^^;)

@ 부엌이 있어 사용이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사용은 가능하나 이 경우 추가로 200P나 더 지불해야 한단다. 너무나 터무니없는 가격에 허걱~했더니, 본인들은 가스렌지가 아닌 전기렌지를 사용하는데 보츠와나의 전기료가 너무 비싸서 어쩔 수 없단다. 그 바람에 방 안에서 전기를 쓸 때마다 미안해지더라. 

 

# 가계부 

 

1. short-term permit : 40P

2. 주유 : 186.7P

3. 숙소 : 352P

4. 초베 국립공원 크루즈(3hrs) : 180(크루즈 110+국립공원 입장료 70)/1인 X 2 = 360P

5. 수퍼 (at Choppies) : 53.9P (1.7P짜리 감자칩 2개, 과일주스 4.45, 2.25P짜리 치즈 라면 2개, 스팸 햄 19.95, 방울토마토 한 팩 8.95, 메론 1개 7.95, 달걀 6개 4.48 등)

6. 점심 (at The Old House) : 팁 포함 85P (환타 9.5+ folding pizza 49.5+스타터 샐러드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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