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아의 바로 요기!

 

<출처 : http://www.zambiatourism.com/travel/maps/vicfallsmap.htm>

 

천둥 소리를 내는 연기, Mosi-O-Tunya(혹은 Mosi-Oa-Tunya).

 

우리에게는 북미의 나이아가라와 남미의 이과수와 더불어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로 알려져있는 아프리카의 빅토리아(Victoria falls, 흔히 줄여 빅폴)는 짐바브웨와 잠비아란 나라들을 제 힘으로 나누기에 한 치의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아니, 그 기세로만 보자면 웬만한 대륙도 가르고 남겠다. 아암, 그렇고 말고.

 

전날 우리가 묵은 곳이 짐바브웨측에서 빅토리아 폭포를 걸어서도 관광할 수 있게끔 건설한 계획도시, 빅토리아 폴스였기 때문에 짐바브웨측에서 먼저 빅토리아 폭포를 구경할 것인지, 아니면 잠비아측에서 먼저 빅토리아 폭포를 구경할 것인지를 놓고 잠시 고민하다가, 먼저 잠비아측에서 구경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짐바브웨측을 들르는 것이 보다 시간 배분이 용이할 것으로 생각되어 잠비아로 먼저 넘어가기로 한다(아고~ 짐바브웨, 잠비아, 정신이 없다. 사실 가기 전엔 나도 이 두 나라가 헛갈렸는데, 다녀오고 나니 이젠 절로 안 헛갈리네 ^^)

 

일단 짐바브웨측 공원 건너편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짐을 가볍게 꾸려 오래간만에 걸어서 ^^ 짐바브웨 출국 사무소로 향한다. 흐음, 이렇게 덜렁덜렁 길을 나서니 어쩐지 예전 생각이 새록새록 나누나~ 팔자 좋게 차 끌고 다닌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이리도 간사하단 말이냐.

 

 

짐바브웨/잠비아간 국경에는 통관을 기다리는 수많은 화물차들이 자기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 차가 마치 좋은 놀이터라도 되는 양, 수많은 개코 원숭이들이 서로 쫓고 쫓기며 무법천지로 휙휙 날아다니고 있다. 새끼를 안고 있는 어미 원숭이도 있고, 아직 어린 티를 벗지 못한 작은 원숭이들도 있었지만 덩치가 제법 되는 커다른 숫놈들도 있어 은근히 무서웠다는 ^^;

 

자, 이제 출국 절차도 마쳤겠다, 잠베지 강(Zambezi River)을 가로지르는 빅토리아 대교를 건너 잠비아로 들어가 볼까나?

 

 

 

아, 다리 위에 서니 지금껏 소리로만 그 크기를 짐작했던 빅토리아 폭포의 모습이 드디어 살짝이나마 보이기 시작한다. 네가 바로 빅토리아구나! 빅토리아 폴스 마을을 뿌옇게 가득 울리던. 

 

 

 

잠비아측에서 바라본 빅토리아 폭포를 내 눈 앞에 둔 지금, 그 무슨 말이 다 소용 있으랴. 아아, 정말이지, 너무나 멋지구나.

 

 

 

국립공원임에도 불구하고 - 아프리카에서나 가능할 법하지만 - Eastern Cataract 상류 부분엔 울타리를 제대로 쳐두지 않아, 이렇게 빅토리아 폭포 머리 맡에 쭈그리고 앉아 잠베지 강을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발 한 번 잘 못 디뎠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큰 일이 날 노릇이다만. ^^;

 

마치 인도 바라나시의 갠지스에서와 같으면서도 또 다른 종류의 신성함이 느껴지던 잠베지 강. 그 엄청난 수량과 유속, 그리고 그에 걸맞는 우렁찬 목소리까지, 어쩜 이렇게 완벽히 삼박자가 맞아 떨어질 수 있는건지.

 

 

 

 

 

잠베지 강의 기세에 눌려 상류에서 한참을 밍기적거리다 아름다운 무지개 머플러를 몇 개나 두르고 있는 빅토리아 폭포의 본 모습을 제대로 만나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긴다. 한 발짝 한 발짝 그에게 다가설수록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선사해주는 빅토리아 폭포. 너 오늘 제대로 걸렸다 ^^   

 

 

 

백사진이 불여일동영상이라... 나의 딸리는 국문 실력으로 굳이 그 우렁찬 포효를 깎아내릴 필요가 있으랴.

 

 

<국립공원 내 화장실 각 입구에 걸려있던 성별 표시>

 

<방금 전 내가 (짐바브웨에서 잠비아로) 건너왔던 빅토리아 대교.

이 다리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과 각종 자동차, 그리고 놀랍게도 기차까지 모두 다닌다>

 

 

잠비아측 공원 한 쪽 끝에는 빅토리아 대교 아래 Boiling Pot이라고 부르는 곳까지의 트레일 코스가 마련되어있다. 그 곳에 이르려면 우리가 있던 빅토리아 폭포 머리 꼭대기에서 다시 빅토리아 폭포의 발치 끝까지 내려가야 했기 때문에 한동안 열대우림을 방불케하는 정글 속을 조심스레 걸어 내려가야 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최근 비라도 심하게 내렸는지 갑자기 넘나드는 작은 개울들로 인해 오솔길이 사라지면서 앞으로 나아갈 길이 부쩍 험해진다. 아니, 입장료는 비싸게도 받으면서 공원 내부 도로를 왜 이렇게 방치해 둔거야? 투덜거리며 더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하는 잠시 갈등하는 동안, Boiling Pot쪽으로부터 가이드를 대동하고 기어 올라오다시피하는 한 무리의 백인 가족을 만난다. 그리고 그 집 아이로부터 앞으로 가야할 길이 험하고 커다란 돌을 타야해서 매우 미끄럽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오호, 그건 내가 매우 싫어하는 코스인데? 김원장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그렇다면 나는 과감히 pass! 그리하여 우리는 다시 오던 길을 되짚어 오른다. Boiling pot이라.. 붙여진 이름으로만 그 모습을 짐작해 보는 수 밖에... 자, 다시 힘내서 올라가자고!

 

이제 본격적으로 잠비아측 공원의 메인 관광코스라고 할 수 있는 Knife edge를 향해 난 Knife edge track을 따라 걷는다. 아, 우리도 얼른 우비 꺼내 입어야지.  

 

 

 

 

 

 

 

 

 

 

빅토리아 폭포를 손에 잡힐 듯 눈앞에 두고 Knife edge를 향해 걷는 일은 거의 장맛비 속을 걷는 것과 다를 바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전망대들 하나하나를 빠짐없이 들러 빅토리아를 감상했다. 아마도 언제 다시 이 곳을 올 수 있으랴, 하는 무의식에서 비롯된 안타까움의 발로였으리라.

 

 

간혹 우비 없이도 용감한 사람들을 만났는데, 위 사진 속 가족의 경우에는 패라도 갈렸는지 아버지와 어린 딸만 열심이더라.

 

 

 

 

 

이름 그대로 칼날 같이 날카로운 절벽 위에 서서 바라보는 빅토리아 폭포의 모습은 너무도 시원하고 장쾌하다. 남아프리카 패키지팀이 비싼 비행기값 들여가며 조벅에서 이 곳까지 날아오는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빅토리아 대교에서의 그 유명한 번지 점프>

 

 

 

 

 

 

 

 

Knife edge 한 번 다녀오고 나니 우비로 채 가려지지 않던 신발 속으로 빅토리아 폭포가 세차게 뿜어낸 잠베지 강물이 내 발을 한껏 불려놓았다. 하지만 이 작품이 빅토리아의 그것이라 생각하니 별게 다 뿌듯해지더라.

 

짐바브웨 -> 잠비아 출입국 (Victoria falls border)

 

짐바브웨의 빅토리아 폴스 마을에서 빅토리아 폭포 국립공원까지는 도보로도 접근 가능한 거리이다.

우리의 경우 숙소에서 체크 아웃을 마친 뒤 차를 끌고 짐바브웨측 빅토리아 폭포 국립공원 바로 맞은 편의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잠비아로는 걸어서 출국했다(주차장에서 짐바브웨 출입국 사무소까지는 몇 백 m에 불과할 뿐이다). 짐바브웨에서 출국 후 왼편으로는 짐바브웨측 빅토리아 폭포 국립공원의 울타리를, 오른편으로는 철길을 두고 걷다보면 곧 멋진 빅토리아 대교를 건너게 된다.

이후 계속 걸어 잠비아 출입국 사무소에 도착(두 사무소간의 거리는 약 1Km 이상으로 굳이 걷기가 싫다면 국경간을 운행하는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도 된다), 입국 비자를 받는다. 짐바브웨측 빅토리아 폭포 국립공원 주차장 요원은 우리에게 당일치기 잠비아 비자가 15 USD/1인일거라고 했지만, 실제로 빅폴만을 관광하고 돌아오는 당일치기 여행객의 경우 10 USD/1인으로 비자 발급이 가능하다(일반 비자라면 30 USD/1인). 물론 우리는 10불짜리로 발급받았다.

 

# Mosi-Oa-Tunya National Park (잠비아측)

 

http://www.zambiatourism.com/travel/places/victoria.htm 

 

잠비아 출입국 사무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왼편으로 모시 오아 퉁야 국립공원 입구가 있다. 입구를 따라 들어가면 오른편으로 호객을 하는 기념품 가게들이 몇 늘어서 있고 주차장이 있으며(무료로 보이던 짐바브웨의 주차장에 비해 이 곳은 유료로 운영되는 주차장인듯) 다시 왼편으로 작은 매표소가 있다.

 

입장료는 10 USD/1인. 역시나 이 곳도 미국 달러화로 주고 받았는데 50불을 내밀었더니 마침 거스름돈이 없다며 인쇄 상태가 매우 후줄근한(아니, 이게 거금 10불짜리 티켓이란 말이야? 말이 절로 나오는 ^^;) 티켓 한 구석에 "30불 남았음" 쓱쓱 볼펜으로 쓰곤 이따 공원을 나갈 때 거스름돈을 받아가라고 하더라. 이런 시스템이 심히 의심스러웠지만 -_-; 설마 국립공원이 나쁜 짓을 하진 않겠지, 하고 잘 챙겨두었다가 공원을 나설 때 다시 매표소에 들러 티켓을 내미니 다행히도 30불을 내어주면서 이번엔 그 글씨 위에 볼펜으로 다시 쓱쓱 줄을 그어 대충 지워 버리더라는. 이런 식으로 운영하다가는 빅토리아 폭포의 멋진 모습에 정신이 쏙 팔리고만 관광객들 중 나중에 받아야하는 잔돈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그냥 가는 사람들도 있을 듯 싶다(설마 이걸 노리는 건 아니겠지 ^^;).  

 

짐바브웨측의 공원에 비하여 잠비아측의 이 공원은 그 크기가 작고 제반 시설도 딸리는 편이지만, 보다 가까이에서 빅토리아 폭포를 접할 수 있는데다가 Knife edge까지의 트레일은 양측을 통틀어 감히 빅토리아 폭포 관광의 정점이라 할만하다. 비록 우비없인 홀딱 젖어버린다 해도 ^^; 물론 트레일 입구에서 우비를 유료로 대여해 준다. 일본인 단체 관광객팀 중 한 분은 너무나 완벽한 우의를 갖춰입고 나타난지라 나의 감탄을 샀다는. 

 

참고로 나의 촬영 실력은 엉망이지만, 지난 KKH 여행 전에 새로 구입한 디지털 카메라는 1.5m 높이에서의 충격에도 문제 없을 뿐만 아니라(안 그래도 사자마자 카슈카르에서 파팍! 떨어뜨렸다 -_-;), 물 속에선 자그마치 3m의 깊이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방수 똑딱이였다. 그리하여 이 곳을 찾은 수많은 관광객들이 이 잊지 못할 광경을 눈 앞에 두고도 사진 한 장 제대로 찍지 못하는 것은 물론 필름, 디지털, 심지어 비디오 카메라까지 모든 기계들이 젖지 않게끔 생쇼를 하는 가운데, 너무도 자랑스레 액정 위로 줄줄 흐르는 물을 닦아가며 -_-; 사진을 찍어댔다는...(물론 결과는 보시다시피 제대로 나온 사진이 거의 없긴 하지만 어쨌거나 그 순간만큼은 기분 참 좋았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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