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에 오늘 <훑고가는 히말라야>편이 실렸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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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도를 쫙 펼쳐놓고 보면 유달리 짙은 갈색으로 그 높이를 자랑하는 지역이 몇 곳 눈에 띕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짙다고 할 수 있는 구역, 세계 최고봉이 몰려있는 지역, 우리는 그 곳을 히말라야(Himalaya)라고 부릅니다. 히말라야는 고대 인도어인 산스크리트어에서 온 말로 눈(雪)을 뜻하는 Hima와 거처를 뜻하는 Alaya가 결합된, 즉 '눈이 사는 곳, 눈의 거처, 눈의 주거지'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흔히 '세계의 지붕'으로도 일컬어지는 히말라야는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2,400 Km에 달하는 긴 사선을 그리며 몇 갈래로 나뉘고 자연스레 몇 개국의 국경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지도에서 보시는 것처럼 전 세계의 메이저급 산들 중 해발 8,000m가 넘어가는 거목들이 줄을 이어 촘촘히 포진해 있는 곳, 그 곳이 바로 히말라야지요(1,950m의 한라산과 2,750m의 백두산을 한 번 떠올려 보세요). 이렇게 높은 히말라야를 일반인이 어찌 쉽게 오를 수 있을까요? 저 같은 사람은 그저 그 근방에서 머물며 히말라야 자락에 잠시 묻히다 오는 것으로 족하답니다.

 

<출처 http://www.himalayas.dk/map/map_index.html>

 

히말라야 지도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북편에 티벳을 두고, 남편으로 동쪽부터(지도상 오른쪽부터) 차례대로 인도, 부탄, 인도, 네팔, 인도, 파키스탄에 걸쳐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하나씩 살펴볼까요? 우선 히말라야 북부의 티벳부터 짚어보고 남부로 넘어갑니다.

 

1. 티벳의 히말라야

<출처 http://www.57tibet.com/tibettravel/Html/2006320174610-1.html>

 

티벳은 남쪽으로 히말라야를, 서쪽으로는 카라코람 산맥(Karakoram Range)을, 북쪽으로는 곤륜 산맥을 아우르고 있는, 그야말로 높디 높은 나라입니다. 일반인들이 티벳에서 히말라야 트레킹을 간다고 하면 대부분 네팔과의 국경에 위치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Everest 8,850m), 즉 초모랑마(Chomolungma)의 베이스캠프(Basecamp)까지를 말합니다. 흔히 줄여서 EBC(Everest Base Camp)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물론 개별적으로 현지에서 조율하여 트레킹을 할 수도 있지만 일정이 여의치 않으신 분들은 이미 나와있는 상품을 이용할 수도 있겠는데요, 티벳의 여러 문제들로 인하여 EBC 트레킹이나 시샤팡마(Sishapangma) 트레킹 상품은 네팔로 입국하여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티벳으로 트레킹을 떠나실 예정이라면 여름에 가시는 편이 좋을 듯 싶네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 12일

시샤팡마 베이스캠프 트레킹 12일

 

<에베레스트 산군>

<시샤팡마 산군>



왼편은 에베레스트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현재 중국 사천성에 속한) 티벳 히말라야의 느낌을 잘 살리고 있어 소개합니다(트레킹과는 달리 등반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히말라야 관련 서적을 읽다보면 이런 류의 책들이 종종 등장합니다. 파키스탄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삼은 <엄마의 마지막 산 K2>도 이와 비슷한 장르입니다). 마찬가지로 네팔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읽다보면 어느새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는 책 <끈>도 추천도서 목록에 올립니다. 

 

2. 인도의 아삼(Assam) 히말라야

<출처
http://library.advanced.org/10131/images/mapindiahimalayadivisionbig.gif>

 

앞서 소개드린 것처럼 히말라야는 인도를 여러번 지나갑니다. 그 중 상기 첨부한 지도상 가장 오른편인 아루나찰(Arunachal) 지역의 아삼 히말라야는 히말라야의 여러 지역 중에서도 가장 알려져 있지 않은 곳입니다. 벵갈만과의 거리가 가까와 비가 많이 내려 밀림지대가 형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간의 영토 분쟁과 독립 투쟁등으로 인해 이 지역 내의 여행은 물론 등산 역시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네요.

 

 

주변에 인도에 관한 책은 너무나 많습니다. 그리고 인도라는 국가의 특성상 대부분의 책들은 흥미로운 내용들로 가득 채워져 독자의 시선을 붙잡습니다. 반면 다녀와 나누고자 하는 자들이 많아질수록 인도라는 커다란 나라를 이야기함에 있어 주관적인 경험의 나열에 그치게 되는 경우도 종종 보이는 것 같습니다. 상기 Curious global culture guide 시리즈는 나름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여 추천합니다.

 

3. 부탄의 히말라야

<이하 지도 출처 월간 Mountain>

 

현재 부탄을 여행하려면 부탄 정부의 허가를 받은 현지 여행사나 해외의 지정 여행사를 통해 고가의 경비를 지불하여야 합니다. 부탄 히말라야 역시 남북간 고도차와 지형의 기복이 심하고 몬순 기간 중 비가 많이 내려 접근이 쉽지 않다고 하네요. 첨부한 책은 이미 읽으신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히말라야에 관련된 책은 아니지만 부탄을 배경으로 삼은, 그리고 수이 읽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숨겨진 부탄이란 나라가 궁금하시다면 한 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단, 대충의 줄거리라도 미리 알고 읽진 마세요.  

 

4. 인도의 시킴(Sikkim) 히말라야

 

시킴은 거대한 인도 대륙에 비하면 아주 작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지만, 힌두교가 대세인 인도에서 달라이라마가 머물고 있는 다람살라(Daramsala), 이후 소개할 라다크와 더불어 불교의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계 3위의 캉첸중가(Kangchenjunga 8,586m)가 네팔과 시킴을 가르고 있기도 하지요. 시킴에서 트레킹을 하시려면 우기를 피해 봄에 방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칸첸중가 베이스캠프 트레킹 16일

시킴 트레킹 21일

 

 

히말라야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 책의 저자인 임현담님을 모르고 지나가기도 어렵겠지요. 개인적으로는 이 분이 쓰신 히말라야 관련 책들이 모두 마음에 쏙 듭니다.

 

5. 네팔의 히말라야

 




 

네팔은 트레킹 천국입니다. 지구상에 있는 8,000m 이상의 고봉들을 네팔에서 가장 많이 찾을 수 있을 뿐더러 그에 걸맞는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거든요. 산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국에서부터 본인의 장비를 챙겨가시겠지만 그저 네팔을 지나는 길이라고 하여도, 아니면 생애 한 번도 트레킹을 해 본 적이 없다고 하여도 이 곳에서 한 번쯤 트레킹을 시도해볼 만 합니다. 트레킹에 필요한 모든 것을 현지에서 빌리거나 구입할 수 있으며 방콕의 카오산에 필적하는 카트만두 타멜 거리에서는 한국 음식도 쉽게 만날 수 있답니다.  

 

트레킹 준비물

 

네팔에서 히말라야 트레킹을 간다고 하면 대부분 티벳과의 국경에 위치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나 포카라(Pokhara)에서 출발하는 안나푸르나(Annapurna)를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는 흔히 ABC(Annapurna Base Camp)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네팔의 경우, 우리나라의 여름철은 우기에 해당하는지라 많은 트레커들이 비와 거머리 때문에 고생을 겪습니다. 그래서 네팔은 3~4월, 혹은 10~11월에 찾는 편이 좋습니다(네팔 트레킹 상품은 워낙 많아 몇 개만 일정 비교를 위해 첨부합니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 15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 16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 12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 13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 15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 17일 

안나푸르나 푼힐 전망대 트레킹 9일 

 

 

한 권으로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누리게 해주는 왼편의 <신의 산으로 떠난 여행>과 방금 주문에 들어간 <히말라야, 40일간의 낮과 밤>입니다. 오른편의 책은 읽지도 않고 이 자리에 소개드리게 되었는데, 이에는 개인적인 사정이 얽혀 있습니다. 제가 네팔 카트만두에 머무를 때 이들 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음식점에서 맛있고 정갈한 김밥이며 카레, 콩국수 등을 먹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주인 언니는 인심도 넉넉하고 그녀의 손끝에서 나온 김치 맛은 객관적으로 놓고 봐도 예술이었답니다. 그런데 오늘에서야 이 언니가 작년, 39세의 나이로 이 책을 남겨놓고 세상을 떠났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내내 마음이 무겁다가 당장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책을 구입하여 읽는 것이란데 생각이 미쳤습니다. 좀 늦었지만 얼른 읽어보고 싶네요. 

 

6. 인도의 가르왈(Garhwal) 히말라야

 

 

시킴이 불국토(佛國土)라면, 가르왈은 힌두이즘이 지배하는 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도의 최고봉이자 성역이기도 한 난다데비(Nanda Devi 7,816m)가 이 곳에 있습니다. 이 곳은 비교적 접근이 쉽고 아름다운 암봉들이 많이 솟아 있어 인도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들 중 백미로 꼽히기도 하지만 여전히 네팔에 비하면 찾는 관광객이 드문 편입니다(오히려 현지인들이 종교적인 이유로 많이 찾는다네요). 두 권으로 이루어진 임현담님의 <가르왈 히말라야>는 히말라야 자체 뿐만 아니라 힌두교의 신화 이야기를 가득 담고 있어 이윤기님의 그리스 로마 신화가 절로 오버랩되기도 합니다.

 

난다데비 베이스캠프 트레킹 16일

 

가르왈 역시 우기는 피하는 편이 좋겠지요. 4~6월, 9~11월 사이에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7. 인도의 펀잡(Punjab) & 카슈미르(Kashmir) 히말라야

 

 

이 지역에서는 아직도 인도와 파키스탄간의 유혈 분쟁이 종종 벌어지지곤 하지만 유달리 한국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는 라다크(Ladakh)의 레(Leh)가 이 곳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우리 아쿠아에도 '라다크' 아이디를 사용하시는 분이 계시죠. ^^ 

 

 

아주 유명한 <오래된 미래>, 그리고 <라다크, 그리운 시절에 살다> 모두 라다크와 라다키(라다크 사람들)에 대해 잔잔히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라다크 역시 이제 변화의 소용돌이 아래 놓이게 되었나 봅니다. 그걸 막을 수도 없거니와 굳이 막을 이유도 없겠지요. 레는 여름 한 철에만 길이 열려 갈 수 있으므로 6~9월 사이에 방문하셔야 합니다.  

 

이 지역 히말라야 북쪽의 잔스카르(Zanskar) 지역을 트레킹한 내용이 담긴 책이 있습니다.

 

 

김홍성님의 글은 솔직함이 돋보여 오히려 호소력이 살짝 뒤로 가려지는 것 같아요. 위에 소개드렸던 <히말라야, 40일간의 낮과 밤>의 공동저자이기도 하지요.

 

8. 파키스탄의 히말라야

 



이 곳에는 세계 2위의 K2를 비롯, 네팔에 있는 8,000m급 봉우리를 제외한 나머지 봉우리들과 수많은 6∼7,000m급 산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네팔에 비하면 인프라가 떨어지는 편이지만, 그만큼 찾는 사람도 적어 사람 덜탄 원시 비경속으로 한적한 트레킹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경관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거칠고 황량하여 보다 남성적으로 느껴집니다. 파키스탄 히말라야의 아름다움을 좀 더 잘 안으시려면 역시 여름에 방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K2 베이스캠프 트레킹 23일

낭가파르밧 베이스캠프 트레킹 9일


<파키스탄 히말라야 한 자락>

 


<라카포시(Rakaposhi) 베이스캠프 트레킹 중>

 

국내에 파키스탄에 관한 책은 별로 출간된 바 없지만, <박재동의 실크로드 스케치 기행> 2편을 통해 조금이라도 분위기를 엿볼 수 있을 듯 싶습니다.  


 

히말라야를 다녀오면 책 한 권 풀어내고 싶어지는 걸까요? 찾아보면 히말라야에 관한 책들도 소리소문없이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입문서로는 아래 임현담님의 책이 괜찮아 보입니다.

 

 

구입이 번거로우시다면 홈페이지에 들러 살짝 구경해보셔도 좋겠네요.

 

http://www.himal.pe.kr/  

 

히말라야... 그 곳에 산이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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