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의 스프라이트님과 여행좋아님은 완벽한 여행 준비로 익히 알려지신 분들이기 때문에, 나는 이 두 분의 브라이스 캐년 여행기와 정보만을 가지고 오늘의 트레일 루트를 구상하는 비상한 잔머리를 보였다.
일단 Bryce Point와 Inspiration Point를 보고, Sunset Point에 주차를 한 뒤, Navajo Loop Trail과 Queens Garden Trail을 적당히 조합하여 돌아댕긴 뒤 Sunrise Point로 올라오면 되겠구나, 하고 너무나 쉽게 결정해 버린 것(아 정말 이 에너지로 공부를 했어야 했는데 ㅋㅋㅋ) 두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를!
그런데 내 눈으로는 Bryce Point 나 Inspiration Point 나 매우 멋지긴 하지만 사실 뭐 hoodoo라는 것들이 비슷비슷하구나.
하여간 어제 레드 캐년을 지날 즈음, 살짝 눈발이 흩날리나 싶더니만, 브라이스캐년의 숙소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니 급 와방 추워진거라... 엘레베이터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인사가 서로 추워요, 안 춥냐, 옷 더 입어라, 뭐 그런 대화만. 그랬던터라 오늘도 아침부터 매서운 바람이 좀 찝찝하긴 했는데 깔아온 앱을 통해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다행히도 날이 흐리기는 하지만 뭐가 내리진 않을거라길래 안심.
김원장이 차를 선셋 포인트에 세우고 트레일을 시작하러 가는 중.
여보, 잠깐 여기 뷰도 좀 보고 가요,
싫어, 귀 시려워. 빨리 내려갈래.
김원장과 멋지다 신난다 태권브이 만만세 하면서 설렁설렁 내려갔는데, 사실 우리도 스프라이트샘 따라 "월스트리트" 루트로 내려가야지 했었는데, 막상 내려와보니 우리가 내려온 길은 "토르의 망치"길이었네 ㅋㅋㅋ 그래서 이번엔 월스트리트 루트로 잠시 백 트레일.
물론 어느 정도 걷자 다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오르막길 경사가 짜증났기 때문에 도로 또 백 ㅋㅋㅋ 우리는 정말이지 팔랑이 부부.
그리하여 다시 토르의 망치 끝점으로 돌아와 퀸스 가든 트레일로 접어들다.
퀸스가든에 앉아 보온병에 만들어 담아온 커피를 맛나게 나눠 마시고.
김원장을 대자연에 풀어놓으니 참 좋아라 한다.
이제 내려온 만큼 올라가야지.
혹자의 말대로 자이언 캐년이 남성적이라면 브라이스 캐년은 여성적이었다. 나로 말하자면 터키 카파도키아 생각이 좀 났고... 김원장은 오늘의 트레일도 유쾌 상쾌 통쾌했지만, 그래도 굳이 우위를 가리자면 자이언이 더 멋지다고. 벌써 세상 좋은 구경을 나름 많이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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