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s Best Value Inn Executive Suites/Airport
예약 : 부킹닷컴과 홈페이지(value club 할인가) 통해 각 박당 61.82불/66.63불 (총 128.45불/체크인시 보증금조로 100불 추가로 더 잡음) 
★ 알래스카 숙소도 겨울 비수기/여름 성수기 가격차가 꽤 큰데 이 집처럼 4월 요금과 5월 요금을 다르게 받는 곳도 있고 5월 중순까지는 아예 영업하지 않는 숙소도 있다.
투숙일 : 4월 30일, 5월 1일 2박(체크인 3시, 체크아웃 11시)
룸 타입 : Deluxe King Studio 스튜디오가 붙어서 그런지 제법 큰 냉장고와 전자렌지가 제공되며 이름은 딜럭스지만 실제로는 바닥 등급스러움
기타 : 조식, 무료 공항 셔틀, 인터넷(프론트에서 암호 제공). 수영장은 없음 


조용한 방으로 미리 부탁을 해놓았더니 꼭대기 3층 방으로, 그것도 바닥 등급이라 그런지 도로를 면한 복도쪽으로는 아예 창이 없었던 방이어서 어쨌거나 그 때문에 나름 방음 덕을 좀 볼거라 예상했는데, 그래서 아무 문제 없으리라 여겼는데... 김원장이 어둡네 낡았네 이상한 냄새가 나네 침대가 너무 꺼지네 우울하네 후졌네 짜증나네 집에 가고 싶네(응? 지금 막 앵커리지 왔는데?) 계속 투덜대더라. 아닌게 아니라 다른 건 다 용서가 되는데, 침대는 이걸 꺼졌다고 해야하나 너무 푹신하다고 해야하나, 그간 꺼진 침대라면 세계 곳곳에서 제법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데, 굳이 분석하자면 이 집은 매트리스가 꺼졌다기 보다는 매트리스 자체내 스프링이 말펑션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내가 눕는 모양 그대로, 구르는 모양 그대로 푹푹 꺼짐. 혹 물침대인건가. 게다가 내가 킹과 트윈 1박씩 예약하는 바람에 미리 메일로 기왕이면 트윈으로 2박 만들어줘, 부탁해 놓았건만 배정해 준 방은 킹베드였던지라 김원장이 움직이든 내가 움직이든 우리는 일심동체 같이 흔들흔들. 한 배를 탄 운명.


그래도 피곤을 무기 삼아 하룻밤 자고 나니(듣자하니 난 코까지 골고 잤다고) 안 좋았던 첫인상은 좀 익숙해지고, 무엇보다 방 컨디션 보고 아침 식사도 뽕이겠지 여겼던 김원장이 생각보다는 조식이 괜찮다며 하여간 기분이 좀 나아졌다. 식당에선 원주민 언니가 와플을 구워주고 있었는데(우리보고 자빠니즈? 하고 물었지), 앵커리지행 비행기만 해도 백인 일색이라 원주민들 다 어디갔나 싶었지만, 앵커리지 도착이 무섭게 어딜가나 우리와 제법 닮은 원주민들을 많이 보여 내심 반가웠다. 




아침 먹이고 나니 김원장 왈 이번 여행에 앞서 쇼핑부터 하고 싶다기에 한인 마트 두 곳과 월마트까지 총 3곳을 목표로 삼고 출격. 

자, 임팔라야, 출발하자꾸나 이랴이랴


처음엔 중앙식품. 음, 역시 알래스카에도 없는게 없구나. 물론 많이 팔리는 과자는 7-80년대 수준에서 여전히 그대로 머무르고 있는 것 같다만, 그것 빼고는 여기에 우리 어머님 모시고 오면 만한전석 부럽지 않은 임금님 수라상도 너끈히 가능할 듯 했다. 일단의 쇼핑을 끝낸 뒤 계산대 앞에 서니 경남 함양이 고향인 주인 아주머니가 우리에게 물으셨다. 


"(못 보던 얼굴이네) 이사 왔어요?

이사 온 건 아니고 여행 왔다고 하니 깜놀하시며

"여기로 여행을 오다니, 용감하네"

하시더라는.


졸지에 용감무식한 부부로 재탄생 아싸. 

우리는 용감하게 차를 몰고 이번엔 동양식품으로 부릉부릉 했다. 참고로 이 동네는 일방통행이 많아 내비게이션 따위 안 키우는 나로서는 미리 구글맵으로 방향 파악을 하고 갔더랬다. 참고로 앵커리지의 중앙분리대는 범퍼 긁기 딱 좋아 보임. 



녹용 도매한다는 동양식품(이 집 말고도 이 근방 드라이브를 하다보니 녹용 도매한다는, 아마도 패키지팀이 오면 쇼핑하러 들려야만 할 것 같은 가게가 보였다. 알래스카에 사슴이 많은가???). 역사는 중앙식품보다 이 집이 더 오래되었다고 들은 것 같은데, 그리고 김밥도 이 집이 좀 더 저렴했는데, 어쩐지 여행자용 먹거리 구입에 있어서는 중앙식품이 좀 더 나은 듯. 물론 시간 있음 당신도 두 곳 다 들리시오! 하여간 이 집에서도 몇 가지 더 구입하고 이번에는 월마트로 향했다. 김원장이 여행와서 구입하고 싶어하던 물건 목록 중에 핫 플레이트, 후라이팬, 더플백 등등이 있었는데 그걸 구하기 위해서는 그 곳이 적당해 보였다. 


첫번째 들렀던 월마트에는 핫 플레이트만 빼고 다 있었는데(사실 2구 짜리는 있었다. 너무 커서 문제였지. 직원 붙들고 물어보니 한 구 짜리도 있었는데 지금 현재 다 나가서 3주나 있어야 들어온다고. 참, 분명 뒷모습은 여인네 직원이었는데 뭐야 이 떡화장에 긴 머리 가발 쓴 직원 아저씨, 뭔가 무섭잖아 ㅎ), 문제는 핫 플레이트가 없으면 후라이팬이고 뭐고 다 필요 없는거라... 일단 숙소로 컴백하여 중앙식품에서 사온 즉석 김밥부터 냠냠. 알래스카도 식후경+식후 쇼핑.    



재충전 뒤 (오후 관광 하고) 이번엔 좀 더 멀리 떨어진 다른 월마트로 고고씽. 결국 이 지점에서 김원장이 원하던 핫플레이트를 구할 수 있었다! 고대하던 핫플레이트를 샀으니 룰루랄라 후라이팬도 사고, 고기도 사고, 소금+후추도 사고... 했는데, 잉? 이 지점에는 소금+후추 세트는 없고 오직 소금 따로 후추 따로 단품만 판다. 아까 앞 월마트에선 팔았는데... 어쩔 수 없이 이번엔 소금+후추 세트를 사기 위해 다시 앞 월마트로 부르릉. 그 놈의 핫플레이트 하나 때문에 여기저기 왔다리갔다리 해야 하네.   


<문제의 핫 플레이트. 김원장 말에 의하면 900W 라나>


그리고 이번에 재차 깨달았는데 은근 김원장이 쇼핑을 좋아하는 것 같다. 쇼퍼홀릭 김원장. 나보다 더 지치지 않고 하는 듯.  

아래 김원장이 산 물건들 좀 보소! (참고로 임팔라의 트렁크는 매우 큽니다 -_-;) 


하루 종일 총 5곳의 가게를 싸돌아 다니는 난리를 치루느라 피칸파이+견과류+껌이 들어있는 쇼핑 봉투 하나를 월마트 계산대에 두고 왔다는 건 만 하루가 지나서야 알았다 -_-; (계산은 내 담당이고 짐 챙기는건 김원장 담당인데!) 내가 김원장에게 어쩐지 여기에 관광보다 쇼핑하러 온 것 같아, 하니까 그래, 누군가는 쇼핑하러 미국 간다잖아, 라 응수하더라. 그들이 사는 건 이런 잡다구리 것들이 아니라고!


하여간 한바탕의 쇼핑 덕분에 그 날 밤 바로 김원장이 내내 꿈꿔오던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이 날 월마트에서 판매하는 최고급 소고기를 사다가 딱 소금 후추로만 간을 한 뒤 한동안 재웠다가


새로 사온 핫플레이트와 잘 달군 캠핑용 후라이팬 조합에 그 놈을 퍽, 하고 투척


후루룩 짭짭 순식간에 둘이 1파운드 다 먹어치움. 월마트에서 김원장 뒤 졸졸 따라다닐땐 유난스럽다 싶었지만... 솔직히 맛은 있더라. 근래 먹어본 고기 중 최고. 나는 먹을꺼에 한없이 약한 녀자.

그리고도 김원장이, 숙소 옆 집이 바로 맥도널드인데(맨 꼭대기 사진이 증거샷), 앞으로 이렇게 숙소 바로 옆에 맥도널드 있는 집은 거의 없을 거라며, 걸어서 다녀올 수 있을 때 먹어두자는 = 이상하게 듣다보니 어쩐지 설득력있는 논리인지라 슬리퍼 질질 끌고 또 따라 나섰다. 

한국에선 안 가면서 외국에서만 좋다고 먹는 맥도널드의 빅맥세트. 항상 그렇듯 라지로 업글하여 둘이 나눠먹기. 


아참, 그리고 보니 나 숙소 리뷰하던 중이었지? -_-; 고새 까먹었음. 쏘리 ㅋㅋㅋ 


고기를 구워먹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출입문을 열어두지 않는 한 고기 냄새가 잘 안 빠지는 구조여서 기껏 맛있다고 정신없이 먹을 때는 언제고 고기 냄새 싫다고 김원장은 또다시 계속 짜증이었고(짜증대마왕),

중앙난방 구조인가본데 아침저녁으로 너무 뜨끈뜨끈 불을 때는 터라 알래스카에서 에어컨 틀고 자야하는 뭔가 안 어울리는 시츄에이션, 

차소리는 좀 덜해도 공항이 가깝다보니 비행기 소리는 피할 수 없었고, 

늦게까지 해가 안 져서 그런지 다른 투숙객들이 늦은 시간까지 나돌아댕기는 터라 소리내며 우리 방 앞 복도를 지날 때마다 깜짝깜짝.


60불대인 가격을 생각하면 가성비는 절대 떨어지지 않는데(이 돈에 밥까지 준단 말이다), 김원장은 앞으로 예약해 온 숙소들 중 이 가격대 숙소가 있으면 모두 취소하고 수준을 올리라고 재주문. 나름 결심하고 여행 온건데 이렇게 숙소 파트에서 기분 상하고 싶지 않다나 뭐라나. 우연인지 필연인지 어째 지난 11월 여행에서도 그렇고 ABVI 체인 숙소와는 궁합이 안 맞는 듯 싶다. 이제 업글 숙소 목록이나 뽑아야겠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