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몰랐는데 내년 1월이면 내 여권이 유효기간 만료더라. 새로 만들 때가 또 왔지.

최근까지 사용하고 있었던 여권은 몇 번째 버전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여권 사진만큼은 두 번째인 것 같다.

가장 처음 만든 여권에 붙였던 사진은 고등학교때 찍은 사진이라 완전 남자(당시 베리베리숏컷=일명 귀X컷). 

대학 입학하고 첫 해외로 미국 갈 때야 그럭저럭 넘어갔지만 그 이후로는 졸업하고 예쁘게 꽃단장(?)하고 회사 다닐 때 사용했기 때문에

그 여권 가지고 들고날 때면 참으로 문제가 많았다. 이게 진짜 너냐.

 

회사를 다니면서 그 여권이 만료가 되고, 자연스레 화장발에 단정한 헤어스타일, 그리고 정장까지 갖춰입은 사진으로 여권 업그레이드를 했다. 처음 몇 번은 문제가 없었던 것 같은데 회사를 그만 두고 10 Kg이 찐 상태에서 배낭 메고 츄리닝에 슬리퍼 끌고 장기 백수 모드로 여기저기 다니게 되자 역시나 문제가 생겼다. 이게 진짜 너냐.

 

당연히 첫번째도 두번째도 모두 기분 좋을리 없었다. ㅋ

 

여하튼 이제 다시 여권을 갱신해야 하는 시점. 알아보니 이젠 빼도 박도 못하게 무조건 10년짜리 전자여권.

(연장만도 가능하다고는 하는데 사증란이 이미 꽉 찬지라)

게다가 지금까지 김원장 것도 내가 대리인 자격으로 갱신해 왔는데 전자여권으로 바뀌면서 무조건 본인 방문.

 

https://passport.mofat.go.kr/JSP/main.jsp

 

인터넷 여권 접수 예약을 위해 검색을 해보니 그나마 가장 적합한 곳이 고속도로 타고 1시간은 가야할 대전 유성구청이다. 오마이갓.

 

꼼수가 없을까 고민하던 중 접한 반가운 소식. 인터넷 여권 접수 예약은 안 되지만 직장주소지 군청에서 고객(!) 만족을 위해 여권 출장 발급을 해준다고. 다행히 전국의 고객이 대상인지 이 동네 안 살아도 신청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자 아직 유효기간이 1년 남짓 남은 여권을 들고 있던 김원장, 본인도 그냥 전자여권으로 나와 동일 날짜로 재발급 받겠다고 하네. 하긴 생각보다 5년은 빨리 와서 각자의 만료일을 매번 챙기는 것도 귀찮았으니까(김원장은 이제 미국 비자 문제도 그렇고 매번 출입국신고서 쓸 때 날짜가 같으니 더욱 편해질거라고 좋아하고 있음->사실 내가 다 쓰는데).

 

어제 점심시간에 근처 사진관에서 급 촬영. 여권 사진 6장에 만원/인.

김원장과 나란히 여권 사진을 찍으러 왔다니 사진관 주인 아주머니 왈, 신혼 여행 가시나봐요. 허허허. 아무리 입에 붙은 멘트라도 그렇지.

예전과 같은 출입국심사대에서의 굴욕을 피하기 위해 평소처럼(?)

완전 민낯에 머리도 안 빗고 목 늘어난 티 입고 대충 촬영(전신 촬영이었다면 츄리닝에 슬리퍼까지 신고 찍어야 100% 싱크). 

5분 만에 (여권 사진이라 보정이 안 된다는, 그래서 아가씨들은 싫어해요, 라는 설명과 함께) 리얼리티의 극치를 달리는 사진을 받고,

오늘 점심시간에 드디어 군청으로 고고씽.

 

구여권+신분증+여권용 사진 1매+수수료(55,000원/인)

 

여권 발급 신청서를 작성하고(본적지와 국내 긴급 연락처에서 좀 머뭇. http://www.yuseong.go.kr/html/kr/minwon/minwon_05_05_t06.html

상기 준비물 제출하고 말 많던 지문 채취. 오른손 검지와 왼손 검지를 차례로 스캔 당하고

역시나 말 많던 현금 박치기 수수료 결제는 이제 신용카드로 가능(영수증은 4만원과 1만 5천원으로 두 장 끊어줌).

대기시간 합쳐 소요시간 대략 20분. 발급은 3~4일 뒤에 된다고 한다. 

 

자... 이제 여권도 새로이 준비되었으니 발급 기념 여행이라도... 쿨럭.

 

그런데... 이런 몰골의 사진으로는 출입국심사대에서 아무리 문제가 안 된다고 하여도 기분이 썩 나아지지 않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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