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 매년 두 번씩 휴가를 가면 얼마나 좋을까? 여름에만 말고, 겨울에도 말이지.
오빠 - 그래? 그럼 그렇게 가 볼까? 못 할 것도 없지, 뭐.
오빠는 '못 할 것도 없'다고 이야기했고, 이론적으로는 오빠가 사장님이니까 그 말에도 틀릴 것이 없지만, 현실 속에서는 그렇게 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상사의 압박과 업무 스트레스 등에 시달리지만 꼬박꼬박 정해진 월급 받으며 주 5일 근무하는 직장인이 나은지, 자신이 맘대로 운영해 나갈 수 있지만 정해진 수입은 아닌 자영업이 나은지에 대한 끊임 없는 논쟁은 이 자리에선 접어 두고, 생각만큼 자영업자들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왜 일주일 내내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일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은가를, 자영업을 해 보고서야 조금씩 느끼게 된다. 그래서인지 오빠의 저 말이, 말처럼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는 아직 미지수이고...
하지만, 어쨌든 준비하는 과정은 즐겁지 않은가! 그래서 돌아오는 겨울(지금 계획으로는 2월 말 즈음), 우리는 2주 정도 어디론가 떠나기로 했다. 어디로? 바로 이.집.트.
<출처 : Lonely Planet>
이집트는 원래 재작년 여행의 마지막 종착지였어야 했던 곳이다. 당시 우리 계획으로는 9개월 가량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고, 중동지역을 종단한 뒤 이집트에서 그 여정을 끝마치고 귀국하려고 했던 것. 하지만, 인도와 파키스탄간 분쟁으로 국경이 폐쇄되었고, 그래서 대신 예정에 없던 동유럽으로 날아갔고, 동유럽 종단을 마친 뒤 그리스에서 다시 터키로, 그래서 터키부터 이집트까지 가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그 계획을 바탕으로 그리스 여행을 하면서 Lonely Planet 의 "Istanbul to Cairo"까지 구입을 해 두었는데, 그리스에서 그만 여권을 털렸고, 본의 아니게 6개월 만에 귀국을 하게 되었다. 그 다음은? 뭐 어쩌다보니 이렇게 지내고 있다.
이집트. 이집트. 이집트...
TV로도 자세히, 게다가 편하게 명소들을 관광할 수 있는데 힘들게 여행을 왜 다니는지 모르겠다는 울 엄마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나라이기도 하고, 그 이름만으로도 끊이지 않고 줄줄이 떠오르는 이미지가 너무나도 많은 나라, 이집트.
그러나 우리의 지난 휴가 경험으로 인해, 이집트 역시 엄청난 '관광대국'이고, 그로 인해 '가보고 싶은 나라'에서 '한 번쯤 가 줘야할 나라'로 그 이미지가 퇴색하고 만 나라, 이집트.
우리에게 이집트란 어떤 곳인지 잠시 평가를 내려보자면 다음과 같다.
<이집트의 장점>
- 방문 시기가 적절하다.
- 우리가 아직까지 제대로 겪어보지 못한 이슬람 문화권이다.
- 대략(이론적으로? -_-;) 2주간 여행 코스가 나온다.
- 가이드북도 이미 마련되어 있다.
<이집트의 단점>
- 관광객들에게 치일 우려가 있다.
- 너무 멀다.
그래, 일단은 접어두고 다른 대안을 생각해 보자. 아직 시간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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