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스탄불의 연이은 테러 이후 공항 검문 검색이 더욱 강화 되었다며 비행기 출발 4시간 전에 도착하라는 글을 본 것 같기도 하지만, 나는야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도 통과한 녀인 아닌가. 오후 9시에 출발하는 에어 몰도바 탑승을 위해 공항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7시(물론 온라인 체크인도 미리 해뒀지), 자 이제 슬슬 몰도바로 가보실까.
탁심에서 공항까지 타고 온 하바타쉬는 특이하게 (출발층이 아닌) 도착층 앞에 차를 세웠는데, 어쩌면 검색 편의성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도착홀에 들어갈 때 일단 검색을 했고, 출발층으로 올라가 에어 몰도바 체크인 데스크를 찾아가 체크인 수속을 밟았다.
터키에서 몰도바로 - 두 국가간 민족 자체가 다르구나 하는 느낌이 확연히 드는 라인이긴 했는데 - 날아가는 한국인 내지는 동양인은 별로 없는지(없겠지) 일단 체크인 줄에서부터 우리는 상당히 튀는 얼굴이 아닐 수 없었다 ㅎ 때문에 그다지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바로 우리 앞에 서 있던, 우리를 신기한 원숭이쯤으로 여겼던 인형 같은 몰도바 꼬마 숙녀와도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는.
이어지는 출국 심사와 다시금 제대로 된 검색을 한 번 더 받고 나서(드디어 나 말고 김원장이 무작위 폭발물 검사 대상에 걸렸...) 시계를 확인하니 7시 30분이었다(상황은 당근 유동적이니 참고만 하세요). 보딩은 8시 15분 예정이었으니 남은 시간은 약 45분. 들어선 면세 구역은 완전 바글바글 너무 복잡해서 오호... 아타튀르크 공항 이래서는 안 되겠네, 어서 확충 해야겠어, 하는 별별 오지랍을 다 떨다가 ㅎㅎㅎ 자, 이제 라운지로 어서 가서 저녁 먹자! 하고 발길을 돌리는데...
헐. 이 인파 속 파묻힌 저 얼굴 혹 나 아는 얼굴??????????
고모부!!!!!!!!!!
참고로 우리 고모부는 이렇게 생기셨음 ㅋㅋㅋ
아니, 여기가 어딘데,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2017년 6월 30일 오후 7시 30분쯤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 면세 구역 어딘가에서 우리 만나요, 해도 이렇게는 못 만날 듯 싶은데 ㅋㅋㅋㅋㅋ 하여간 정말 고모부셨음. 일단 와락. 아니 그건 그렇고 여긴 대체 웬일이시래요?
알고 보니 고모부께선 자그마치 57명에 달하는 인원과 함께 15박 16일간 동유럽&지중해 여행을 마치고 이스탄불 경유, 귀국하시는 길이라고(그리고 보니 우리도 8박 뒤면 그 뱅기편 탈 듯 하네요 ㅎ). 진짜 대박. 완전 막간을 이용해 이역만리에서 뵙네요. 한국에서도 거의 못 뵙는데...
최근 크게 편찮으시고 수술까지 받으신, 하지만 다행히 잘 회복하고 계시는, 싸랑하는 울 고모 안부도 잠깐 주고 받고 고모부와 빠이빠이.
그간 인천 공항에서 출국 혹은 입국할 때, 그리고 뱅기 안에서, 나나 김원장이 아는 사람을 몇 번 만나긴 했지만, 이렇게 완전 외국 한복판에서 아는 사람을 만난 적은... 예전에 김원장이랑 오사카 1박 2일 갔을 때 오사카 성 앞에서 우연히 김원장의 선배님을 마주친 적 말고는 처음이지 싶다(당시 그 분도 김원장처럼 혼자 꽤 여행하신 분이었다고). 하여간 백만년 만에 신기방기한 경험을 하고 난 뒤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라운지 앞으로 가!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선 공항에서 이용할 수 있는 PP 라운지는
1. Primeclass CIP Lounge
2. HSBC Premier Lounge
3. Comfort Lounge
모두 세 곳인데 일반적으로 1번 Primeclass CIP Lounge가 가장 넓고, 샤워실도 있고, 음식도 괜찮다는 평이 있어 제일 먼저 찾아갔더랬다.
그런데 라운지 언냐가 약간 피곤한 얼굴로 "보시다시피 full 이야. 더 이상 못 받아" 하는게 아닌가? 아닌게 아니라 완전 바글바글 도떼기시장.
하지만 나에겐 플랜 B가 있지 않겠음? 라운지 못 들어간데? 하는 김원장님을 모시고 바로 2번 HSBC Premier Lounge로 올라갔더니 고객님 매우 만족스러워 하시네 ㅎㅎㅎ (김원장은 이 공항에서 세 군데나 이용 가능한지 아는 바가 없지 말입니다 ㅋㅋㅋ)
빠꾸 먹은 첫 라운지보다 훨씬 조용하고 아늑하고 먹을 것도 꽤 다양해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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