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조트 맵

 

더 샌즈 리조트는 대략 상기 지도와 같은 모양으로 생겼다. 부지내 꽤 넓은 잔디밭과 호수가 있어서 그런지 어쩐지 휑한 느낌이 든다.  

 

 

 

우리가 묵은 곳은 5118호로 지도상에서는 우 상단에 위치한 5동에 속해있다.  

레스토랑은 조식/석식을 서빙하는 중앙부의 플로팅 마켓과 중식/석식을 서빙하는 해변가의 탈레이,

수영장은 지도상 가장 위의 양쪽 풀억세스룸에 각기 딸린 풀들이 있고, 공용풀로는 리조트 중앙부의 아이들이 미끄럼틀 타고 노는 조이풀(Joy Pool)과,

 

여기선 조용히 해주세요, 안내판이 붙어있는 해변가의 피스풀(Peace Pool)이 있다.     

 

 

그리고 파인애플, 망고, 코코넛, 과일 이름을 딴 바가 세개 있고... 나머지는 대충 지도 보시고 참조하실 것 ㅎㅎ 드디어 스프라이트님 블로그가 열렸으니 자세한 리뷰를 참조하삼(이 자리를 빌어 다시금 감사 인사를 올립니다).

더 샌즈 카오락 리조트 http://blog.naver.com/ermdyoo/20194508265

더 샌즈 카오락 부대시설편 http://blog.naver.com/ermdyoo/20194509535

 

우리가 투숙하는 동안 객실 점유율은 약 20~25% 정도였고(앞선 두 리조트의 투숙객이 워낙 없었던 관계로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번잡하게 느껴졌다), 중국인 패키지팀이 들락날락했으나 늦은 밤 들어오고 아침 일찍 먹고 나가버려 실제 리조트 체류 동안 그들을 마주칠 일은 적었다. 하여 리조트에서 같이 놀고 있는(?) 투숙객의 95% 이상은 백인들이었고(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주말이라 그런지 나머지는 태국인이나 싱가포르인(추정)이 몇 보이는게 다였다.

 

@ 조식 

오전 6시부터 10시 30분까지 플로팅 마켓 레스토랑에서 진행되는데 흡연석, 금연석, 어린이 동반석 등으로 나눠 안내하는 듯 보였다.

 

앞선 두 곳에 비하자면 확연히 수준이 높은, 5성급 조식의 세팅이었다. 나를 또 한 번 행복하게 만드는 시간 ㅎㅎㅎ 

 

 

특히나 우리가 좋아라 했던 섹션, 오늘의 썸씽. 첫 날은 타이 쌀국수, 둘째날은 딤섬, 마지막날은 타이 수프였는데 첫 날과 마지막날은 각자 두 그릇 이상씩 먹었다. 람부탄 칵테일도 있어서 엄청 가져다 먹었고. 물론 나머지 메뉴도 매일 조금씩 바뀐다. 

 

 

 

 

 

 

화려하게 장식되고 넘쳐나는 먹거리 속에서 견물생심 탐욕을 못 버리고 식후 포만감에 몸부림 ㅋㅋㅋ 치게 되는 단점을 제외한다면, 아 정말 럭셔리한 휴양을 보내고 있는 것이 맞구나 싶었던.

김원장이 아무리 심플하게 먹는 것이 정답이라 외쳐도 나는 이런 스타일의 조식이 정말 좋다 ㅎㅎㅎ

 

@ 룸서비스

 

기본적인 룸서비스 메뉴 중 몇 가지 한정 메뉴를 익스프레스 메뉴라는 이름으로 따로 좀 더 저렴하게 서비스하고 있길래 출출할 때마다 시켜 먹었다. 첫날은 샌드위치를 먹고 둘째날은 햄버거를 먹었는데 햄버거보다는 샌드위치가 훨씬 맛나서 세째날은 다시 샌드위치로 고고씽(혹 모르니 계산서에 싸인할 때 익스프레스 메뉴 가격으로 제대로 책정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싸인하삼)

 

 

 

 

 

 

@ 수영장

김원장의 리조트 일과 시작은 ;

아침에 눈을 뜨면 커튼을 열어 젖히고 커피 물을 올려 따끈한 커피부터 한 잔 마신다. 이어 정해진 코스의 스트레칭을 하고 스트레칭이 끝나면 해변 산책을 한다. 산책이 끝나면 샤워를 한 뒤 모닝 수영을 한 판 하는데, 더 샌즈 리조트의 모닝 수영 장소는 해변가의 피스풀이었다.

 

접영을 배우더니 어쩌다 저런 남사스런 샷도 찍히는구나

 

 

 

 

피스 풀은 이름 그대로 김원장이 수영하는 시간대에는 피스 그 자체였다. 사이즈도 꽤나 큰 데 아직은 이른 시간이어서 일광욕하는 백인들은 진출 전이기 때문에 아무도 없이 단독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이렇게 모닝 수영이 끝나면 다시 샤워하고 이후 드디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밥을 먹으러 간다. 꾸역꾸역의 시간이 지나면 배 두들기며 맛사지를 받으러 나서고. 맛사지를 받고 온 뒤 날이 흐리면 해변에서 뒹굴, 비가 내리는 오후라면 그 때는 방과 연결된 수영장에서 놀았다. 전용풀 또한 120cm였던가 괜찮은 깊이였고 무엇보다 은근 폭과 길이까지 넉넉해서 상당히 짭짤 즐거웠다.

 

  

 

@ 미제 사건

투숙 첫 날, 욕실 벽에 부착된 헤어 드라이어를 쓰려던 김원장이 내게 헤어 드라이어가 고장임을 알려왔다. 하우스키핑을 불렀더니 맨 처음 A가 오고, 아~ 이게 투숙객의 조작 미숙이 아니라 정말 기계 고장이구나~ 상황 파악이 된 A가 공구를 든 B를 무전기로 부르고, 한동안 여기저기 만지작거리던 B가 전화기를 들어 추가로 C를 부르고 C는 사다리(!)를 들고 우리 방으로 들어오더니 계기판을 열고 결국 천장을 뜯고(응?) 에브리바디 쿵짝쿵짝. 아니 이게 다 뭔 짓이야? 난 그저 헤어 드라이어가 쓰고 싶을 뿐이라고! 이 상황을 김원장과 키득거리며 지켜보면서, 에구, 일단 그냥 새 헤어 드라이어나 하나 던져주고 나중에 우리 나가면 고치던지 하지, 다들 무지 심심했나봐, 했다. 얼마간 시간이 흐르고 결국 D가 새 헤어 드라이어를 가지고 왔는데 거의 동시에 원 문제가 해결. 팁들 받고 우르르 퇴장. 

그렇게 문제가 해결된 줄 알았는데, 그게 1막 끝이었던 모양이다. 투숙 둘째날, 이 날도 머리를 감은 김원장이 다시 내게 헤어 드라이어가 고장임을 알려왔다. 뭐야? 어제 완벽하게 고치고 간 것 아니었어? 다시 하우스키핑을 불렀더니 그새 다들 번표가 바뀌기라도 했는지 E가 와서 전날 A가 한 짓을 하고 역시 F를 부르는 것이 아닌가. F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한 채 우리 방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김원장이 한 마디 했다. 이거 어째 어제랑 비슷하게 흘러갈 것 같은데 우리 그냥 나가자. 그래서 F를 방 안에 남겨놓고 룰루랄라 맛사지나 받으러 갔다. 한참 후 방에 돌아오니 결국 해결은 해 놓은 모양이더라(이 날 팁은 안 줬...). 

그리고 마지막 날인 세째날, 샤워를 마친 김원장이 아무렇지도 않게 드라이기를 들었는데 또 안 나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몰라 이젠 그냥 말리기로. 압사라 가서 말리던가.

(헤어 드라이어가 저가형 모델인가, 혹은 배전 시스템이 저가형인건가 ㅎ)   

 

@ Anger

샌즈에 머무는 동안 김원장이 두 번 화를 냈다. 한 번은 샌즈 안에서, 다른 한 번은 샌즈 밖 카시(Casi) 맛사지샵에서. 두 번 다 다른 손님들이 내는 소음 때문이었다. 

샌즈 안에서의 경우, 우리 옆의 옆 방에 젊은 백인 부부가 묵고 있었는데 아마 부모님 부부도 함께 모시고 온 모양이었는지 그 날은 그 방 발코니에 네 사람이 모두 나와 아이스크림 먹어가며 큰 소리로 한참 대화를 나눴다. 급기야 나중에는 라디오까지 이빠이 틀어놓는 바람에 김원장이 괴로워했다. 본인도 아이패드를 들고 나가 맞불을 놔야겠다나 뭐라나 하는걸 내 유치하다고 말렸다.

샌즈 밖에서의 경우, 첫 날 Casi 에서 개시 손님으로 받은 맛사지가 만족스러웠던 김원장이 다음날 재방문을 원해 다시 오픈 시간 맞춰 찾아가 일등으로 조용히 맛사지를 받고 있는데, 30분쯤 지났을 때 갑자기 바깥이 소란스러워졌다. 듣기론 적어도 세 명 이상의 젊은 여성이었고 함께 맛사지를 받기 위해 가게에 들어와 그녀들을 책임져 줄 맛사지사들이 모두 수급될 때까지 잠시 대기하며 하이톤으로 번갈아 까르르까르르 해가며 엄청 수다를 떨어댔는데... 내가 태국과 영국은 너무 머니까 저게 호주식 영어인건가... 분명 영어긴 영어같은데 대체 뭐라고들 떠드는건가... 하며 멍 때리고 있을 때, 갑자기 내 옆에서 조용히 맛사지를 받고 있던 김원장의 "조용히 좀 해라!" 하는 일갈에 우리 둘의 맛사지사를 비롯 나까지 모두 다 완전 깜짝 놀랐다. 물론 나중에 이성을 되찾은 김원장이 본인 스스로 화를 낸 것에 대해 후회를 하는 것도 같았지만, 뭐 화라는게, 일어나기 전에 본인이 알아채서 의도적으로 가라앉히려고 노력한다면 모를까, 일단 한 번 일어나면, 수그러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니까. 

 

웃겼던 건, 사실 김원장은 100% 한국어로 조용히 하라고 소리쳤는데 ㅋㅋㅋ 커튼 밖 그녀들이 그 소리를 듣자마자 갑자기 수다가 딱 끊겼다가 이후부턴 급 귓속말 톤으로 소곤소곤 들릴 듯 말 듯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는 것 ㅋㅋㅋ 한국어를 어떻게 알아들었지? 역시 의사소통에는 어조도 한 몫 하는 건가 ㅋㅋㅋ    

 

@ 체크아웃

(우리 방은 로비와 가까운 편이었지만) 전화기에 벨보이 버튼이 따로 있어서 짐은 먼저 그의 편에 보내두고(아마 먼 방이라면 버기를 보내줄 듯) 데스크로 가 룸서비스 부분을 정산하는데, 담당 아저씨가 거스름돈을 많이 거슬러주는 바람에 내가 다시 돌려주고 뭐 그런 과정에서 아저씨 당황하고 작원들 다 같이 웃고... 체크인이나 체크아웃이나 호텔 규모나 시설에 비해 세련되진 않은 맨파워라 생각되지만 오히려 그 부분이 빼꼼이들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2인

 

@ 총평

더 샌즈 카오락 바이 카타타니에 묵으면서, 왜 다른 인터내셔널 체인이 이 부지를 진작 선점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리조트의 경쟁력을 높이 샀다. 무엇보다 부동산의 경쟁력은 입지가 최우선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카오락 센터(대로를 끼고 형성되어 개인적으로 선호하진 않는 분위기지만 여하거나 분명 센터는 센터다)에 닿아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게다가 북쪽으로 산책해보니 방니앙 비치와의 거리는 머릿속으로 짐작했을 때보다 훨씬 가까웠다. 마치 카오락 센터의 낭통 비치와 방니앙 비치를 하나의 비치로 연결해 생각했을 때 이 곳이 어디에도 접근하기 좋은 것처럼 느껴진달까). 나중에 다시 밝힐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센시마르가 위치한 낭통 비치의 남쪽 해변은 rocky 한 편인데, 북쪽에 위치한 더 샌즈의 경우, 리조트의 좌우로 충분히 놀기 좋은 비치까지 가지고 있다.

고로 학령기 미만의 어린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 사원이나 야시장 관광 같은 것 안 하고 온전히 가족끼리만 편안하고 조용한 휴가를 보내고 싶다면, 나는 기꺼이 더 샌즈 카오락 바이 카타타니를 추천해 주고 싶다(여기서도 코끼리 타는 투어 있고 팡아만 투어 역시 다 가능하다). 현재 더 샌즈는 깨끗한 새 리조트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으며(분명 모든 직원들도 아직 초심을 잃지 않았을 것이고) 제반 하드웨어만 놓고 보자면 근처의 5성급 리조트들, 예를 들자면 JW 메리어트나 르 메르디앙보다도 가성비가 뛰어나다 여겨진다(물론 그들은 그들 나름의 장점이 있다만... 꼭 걔네가 조식 수준이 좀 더 좋아서만은 아니고). 누군가는 분명 이런 곳을 원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까.

 

사족으로, 드라군이 출동하면 김원장의 경우라면 어떨까. 그는 이 곳에 다시 묵고 싶을까?

처음 옆옆집의 소음 테러로 마음이 상한 김원장은 다음에 다시 오게 된다면 바닷가쪽의 씨사이드 주니어 스윗에 묵고 싶다고 했다. 그것도 탈레이 레스토랑쪽은 저녁 시간대 시끄러울 수 있고 1층 방은 프라이버시 문제가 있으니 그 맞은 편인 1동의 높은 층, 즉 1301호~1304호 정도까지를 1순위, 2순위는 바로 고 아래층인 1201호~1204호까지를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그런데 다음 날 문제의 그들이 체크아웃 해 버리자, 이번엔 다시 마음을 바꿔 역시 더 샌즈 리조트는 풀 억세스 주니어 스윗이 더 나은 것 같다나 뭐라나. 물론 투숙객이 요즘처럼 적다는 전제 아래 말이다.

 

내 경우는... 아직 잘 모르겠다. 이 곳이 카오락에 새로 생긴, 입지가 좋고 가성비마저 뛰어난 고급 리조트임에는 틀림 없으나, 어쩐지 이 곳은 내게 있어, 굳이 내가 먹긴 싫고 남에게 주는 건 안 아까운 떡이랄까.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내가 휑~한 부지를 싫어하는 취향을 가지고 있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면 우연히 김원장이 화낸 시기와 투숙 시기가 맞아 떨어져서 그 부분이 무의식으로 작용하는 것일까? 이도 저도 아니면, 앞으로 분명 이 곳은 점점 더 투숙객이 늘어나(원하지 않는 번잡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말 것이라는 불안한 예감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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