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시장을 돌며 밀크티와 언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는 빵으로 현지식 조찬을 마치고(따뜻하고 달콤한 밀크티 한 잔에 7루피. 행복한 가격 ^^)
어제 김원장이 입지를 보고 눈독을 들였지만 당시에는 빈 방이 없어 구경하지 못 했던 <마운트 안나푸르나 게스트 하우스>라는 숙소로 다시 방을 옮겼다. 배정 받은 302호는 밝고 전망 좋고 가격도 택스 포함 600루피로 저렴한데다 무엇보다 조용해서 김원장 마음에 쏙 드는 모양이다(개인적으로는 이 정도 가격이라면 여기보다는 뉴 나마스테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여하튼 김원장이랑 살면 살수록 나 역시 점차 조용한 숙소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발품을 판 보람이 있다나 어쨌다나…(참고로 창이 많아 밝고 전망이 좋다는 302호의 장점은 반대로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단점과 함께 간다)
점심은 우리의 추억이 서려있는 <소풍>에서. 이제 콩국수를 맛있게 대접해주시던 정명경님은 더 이상 이 자리에 안 계시지만, 그래도 소풍은 예전에 우리가 가장 즐겨찾았던 한식점이었다.
돈까스 정식과 닭튀김 정식을 먹었는데(도합 400루피) 가게의 규모는 작지만 맛이 여전히 훌륭하고 항상 외국인 손님들이 한 테이블 이상을 점령하고 있는 모습도 뿌듯했다.
타멜을 하릴없이 어슬렁거리다 축제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허가서가 발급되었다는 소식에 이제 정말 안나푸르나로 떠날 본격적 준비를 한다. 짱에 들러 대략 보름의 일정에 대해 미리 포터의 일당을 지급하고(10불 X 예상 소요일 15일=150불), 트레킹 도중 예산으로는 2인 하루 50불은 잡아야 한다길래 그만큼 환전도 해둔다(산중 롯지에서는 거스름돈 받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도 있다니 소액권도 충분히 준비해두고). 내일 아침 있을 긴 버스 여행에 대비하여 먹을 빵도 미리 사두고 이제 산에 들어가면 당분간 한국과 연락이 용이치 않을 테니 부모님께 잘 도착했다 알릴 겸 전화를 드리기로 한다.
그런데 이럴수가. 엄마랑 전화가 계속 연결이 잘 안 된다 싶더니 밤 늦게야 겨우 수화기 저 건너편에서 목소리를 들려주는 엄마가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이런. 오늘로 이제 나는 태어나기 전 할아버지, 고등학생때 외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잃은 것에 이어 외할머니까지 돌아가심으로 인해 조부모님이 한 분도 안 남게 되었다. 외할머니가 워낙 고령이시고 최근 입퇴원을 반복해 오셨기 때문에 걱정은 했었지만, 그래도 전해듣는 소식으로는 그렇게까지 안 좋은 상황이 아니셨는데,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참으로 심란하다. 만약 이번에 안나푸르나를 오르며 신성을 느끼게 된다면, 할머님의 명복을 기원하고 싶다. 할머니,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 안나푸르나 트레킹에 필요한 양식 두 개 : 위의 것은 무료 발급이라는 Registration Card (www.timsnepal.com 참조), 아래 것은 Entry Permit (발급 비용 2000루피/인)
@ 카트만두에서의 인터넷 국제 전화는 일반 전화를 이용할 때보다 반 정도의 가격으로 통화가 가능한 것 같지만 현재 연결이 잘 되지 않고 있다. -_-; 그리하여 오늘 아무 전화방에 들어가 국제 전화를 걸어보니 일반 전화로 걸 때는 분당 50루피, 휴대폰에 걸 때는 분당 60루피를 받더라.
@ 카트만두 타멜의 여러 빵집은 오후 8시나 9시 이후부터 남은 빵을 반값에 판매하는데 오늘 들어간 - 당연히 이 집도 그러하리라 생각하고 들어갔다 - 한 빵집에는 아주 작게 ‘일부 빵에 한해서’라 적어두었더라. 당연히 그 '일부' 빵들은 구매욕이 안 생기는 애들이 대부분. 예전 다른 집들도 그랬던가?
@ 그러고보니 저녁도 소풍에서 먹었다. 된장찌개(250루피)와 김밥(130루피). 단골 유지하기 쉽지 않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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