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라도 길

(1) 해남 땅끝마을부터 영전을 거쳐 남창까지 약 24킬로미터
특징:오르락내리락하며 바다와 숨바꼭질하는 호젓한 시골길. 바닷바람, 솔바람이 일품이다. 오른편엔 섬들이 동동 떠 있는 다도해, 왼편으로는 두륜산과 달마산이 보인다.
잘 곳과 먹을 곳:여름철이라면 길을 따라 민박집들이 있다. 근처에 마땅한 숙소가 없다면 강진까지 차를 타고 가서 시내에서 일박을 한 후 다음날 어제 끝낸 자리까지 돌아가 다시 시작하면 된다. 식사는 국도변 시골 "가든"에서도 좋지만 허름한 동네 식당의 음식도 맛깔스럽다.

(2) 전라남도 담양읍에서 금성을 지나 전라북도 순창까지 약 25킬로미터
특징:그 유명한 가로수길을 볼 수 있다. 특히 담양에서 금성까지의 길은 양편의 가로수가 머리를 맞대고 있어 나무 터널을 이룬다. 여름에 걸으면 시원할 거다. 다른 길도 야트막한 산과 논밭이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농촌 풍경을 맛볼 수 있다.
잘 곳과 먹을 곳:순창읍으로 오면 숙소가 있다. 이 구간은 담양 떡갈비 등 토박이 먹거리를 먹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 경상도 길

(1) 문경새재 입구에서 조령 제3관문을 지나 안보까지 약 18킬로미터
특징:걷는 사람을 위한 길이다(조령 제1관문부터 제3관문까지는 자동차가 다니지 않음). 산 사이 계곡을 따라 걷는 즐거움도 있고, 흙길을 맨발로 걸어보는 것도 좋다. 제3관문에서 안보까지는 내리막길이다.
잘 곳과 먹을 곳:제3관문 근처에는 식당도 있고 호텔도 있고 "영업용" 민박집도 여러 곳 있다.

(2) 경상북도 황간에서 삼포, 낙서를 거쳐 상주까지 약 45킬로미터
특징:내륙으로 깊숙이 들어왔다는 느낌의 오르막내리막 길. 시골 오지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잘 곳과 먹을 곳:황간이나 상주에는 숙소가 있으나 그 사이 마을들은 너무 작아서 묵을 곳이 마땅치 않다. 삼포와 상주 사이에는 변변한 구멍가게도 없으니 간식과 비상식을 단단히 준비하고 떠나라(이런 점이 이 길의 장점이기도 함).

● 충청도 길

(1) 안보에서 미륵사지를 거쳐 월악산 송계계곡을 따라 걷는 약 30킬로미터
특징:빼어난 산세의 월악산 국립공원을 내 정원인 양 거니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하루 종일 포근하게 산 안에 안겨 있는 듯한 느낌이다.
잘 곳과 먹을 곳:미륵사지 근처에는 민박촌과 음식점이 있고, 송계계곡을 거의 내려오면 식당이 여러 곳 있다.

(2) 월악 나루터에서 숫갓, 봉화재를 거쳐 오티, 청풍, 금성까지 가는 약 40킬로미터
특징:국토 도보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 숫갈에서 오티로 가는 길은 산속 오솔길 느낌이다. 거기에서 좀더 걸어가면 나지막한 산에 둘러싸인 청풍호가 한눈에 보이는 아주 아름다운 길이 펼쳐진다. 중간에 충추호 수몰 때 잠긴 유적과 민속 자료를 모아놓은 민속촌이 있다. 대한민국 사람이면 일생에 한 번은 반드시 걸어보아야 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잘 곳과 먹을 곳:물태리에는 여관이 있고, 금성으로 가는 도중에도 도로변에 묵을 만한 곳이 나타난다. 호숫가여서인지 횟집도 많다.

● 강원도 길

(1) 오대산과 구룡령을 넘어 양양군으로 가는 길(2박 3일 코스)
국토종단 맛보기를 해볼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코스다. 한꺼번에 3일을 걸을 수 없다면 2주일에 걸쳐서 해도 좋을 길이다.

① 첫째날은 월정 삼거리→월정사→상원사 혹은 적멸보궁까지 약 20킬로미터
특징:울창한 전나무숲과 시원한 오대산 계곡이 마음까지 상쾌하게 해준다.
잘 곳과 먹을 곳:상원사 밑에 민박집도 있고, 상원사나 적멸보궁 밑 사자암에서도 숙식을 할 수 있다(불교 신자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② 둘째날은 적멸보궁에서 북대사를 거쳐 명개리까지 18킬로미터+다시 구룡령 정상까지 약 30킬로미터
특징:남한에서 네 번째로 높은 산을 길 따라 걸으며 온 산을 만끽할 수 있다. 명개리부터 시작되는 오르막을 올라가다보면 어느새 주위의 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게 된다.
잘 곳과 먹을 곳:출발해서 도착할 때까지 아무것도 없는 산길이라는 것을 명심하시길. 아침 공양을 일찍하므로 밥을 잔뜩 먹고 출발하고, 상원사 입구 가게에서 점심과 간식거리를 든든히 준비해야 한다. 구룡령 휴게소에 도착하면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이 구간에는 묵을 곳이 따로 없으니 이날의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면 거기에서 차를 얻어타고(시외버스도 거의 다니지 않는다) 갈천까지 나가야 한다.

③ 셋째날은 구룡령 정상에서 미천계곡, 서림을 거쳐 논화까지 약 30킬로미터
특징:전날 올라온 만큼 내려가는 길. 내려다보는 경치가 일품이다. 내리막이 끝나면 바로 아름다운 계곡이 시작되고 정다운 시골 풍경이 펼쳐진다.
잘 곳과 먹을 곳:길가에 "가든"이나 가게가 많고 숙소도 있다. 좀더 다양한 먹거리나 고급 숙소를 찾는 사람은 논화에서 양양으로 가는 것이 좋다.

(2) 평창군 주천에서 판윤, 평창, 대화를 거쳐 이목정까지 약 50킬로미터
특징:구불구불 산길과 아름다운 평창강을 끼고 도는, 참으로 사랑스러운 길이다. 이틀 정도 산과 강이 어우러진 한 폭의 동양화를 보고 걸을 수 있다. 우리나라를 왜 금수강산이라고 일컫는지 알게 해주는 길이다.
잘 곳과 먹을 곳:여름철이라면 개인 민박집이 많지만, 다른 때라도 어렵지 않게 숙소를 구할 수 있다. 길가에 "가든"들도 심심치 않게 있다.

(3) 고성군 간성에서 마차진을 거쳐 통일전망대까지 약 22킬로미터
특징:바닷바람을 맡으며 걷는다. 이따금씩 해변에서 쉬어가는 재미도 있다. 휴전선을 향해 가고 있어서인가, 뭔가 장엄한 기분이 드는 길이다.
잘 곳과 먹을 곳:도로변에 민박 등 각종 숙박 시설이 있고, 바다 횟집이 즐비하다.

● 보너스로 한 곳만 더

이번 국토종단 코스에는 끼어 있지 않았지만 도보여행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을 소개한다.
평창군 하진부에서 국도 405번을 따라 나전을 거쳐 정선까지 혹은 아오라지까지 가는 약 40킬로미터 길이다. 느긋한 1박 2일 코스로 적극 추천하는 기가 막힌 곳.
특징:오대천, 조양강을 낀 구불구불 계곡과 산을 보며 걷는다. "포근한" 강원도의 진면목을 맛볼 수 있는 길이다. 온갖 새소리와 들꽃, 나무 향기에 하루가 언제, 어떻게 가는 줄 모른다. 몸이 피곤한 줄도 모른다.
잘 곳과 먹을 곳:도중에 영업용 민박집도 있고 식당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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