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생활자 유성용 “내 여행에 자유라는 이름을 팔지 마라”

인도, 티벳, 등 세상의 외진 구석구석을 여행하며 써내려 간 잔잔한 내면 여행기로 사랑을 받아 온 <여행 생활자>의 저자인 여행작가 유성용. 그가 개그맨 이경규와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소신있는 발언을 펼치며 팽팽한 입담 대결을 벌였다.

유성용은 “여행 바람이 어쩌다가 들었냐” 는 이경규의 질문에 “여행바람이 든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자신은 바람이 들어서가 아니라 세상살이에서 따귀라도 맞은 듯한 기분으로 여행을 떠났었다”고 고백했다.

이경규가 “나이 들어서 왜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며 사느냐”고 묻자, 유성용은 “그런 질문을 받으면 수모를 당한 기분”이라며, “다른 사람의 삶에 너무 지나친 관심과 관섭이 한국에서는 일상적”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무안해진 이경규는 혈액형이 A형인 유성용에게 너무 소심한 남자라며 비난하면서도, 한국에서는 “이제 결혼해야지” “왜 아이를 안가지냐” “취직안하고 언제까지 그렇게 살래” 등 남의 인생에 간섭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맞장구쳤다. 이경규는 어쨌든 사람들이 그렇게 남의 삶에 감놔라 대추놔라 하는 건 한편으로는 “부러워서 그러는 거 아니겠냐”며 있는 쓸데없는 오해는 하지 말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한편, 한 자리에 정착해 살아가지 못하고 떠다니는 여행자로 살아가는 자신의 삶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에 상처 입었던 경험을 밝힌 유성용은 “나중에 그런 이야기들을 담은 ‘수모일기’들을 엮어 책으로 낼 생각”이라고 밝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

특히 유성용은 녹화를 마무리하던 이경규가 여행을 떠나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시청자들에게 유성용씨의 <여행생활자>를 읽으며 위안을 삼으라고 하자, “여행은 오로지 직접 여행을 떠난 사람의 몫이며, 책을 아무리 읽어도 그 경험을 가질 순 없다”며 “책을 보지 말고, 차라리 여행을 떠나라”고 얘기했다.

이 밖에도 이날 녹화에서는 유성용이 원양어선 타러 갔다가 꽃게잡이 배에 잡혀간 사연, 지리산에서 3년간 살았던 이야기, 여자들만 사는 네팔의 마파도에 간 사연, 스쿠터를 타고 다방기행을 떠난 이야기 등 다양한 여행 에피소드도 준비되어 있다.

 

출처 : http://news.mk.co.kr/se/view.php?year=2008&no=553488&sID=507 매일경제 9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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